사랑의 교회,20일부터 '사랑의 거리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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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개 (個) 교회 중심으로 움직이는 우리 개신교는 그동안 양적팽창에 비해서 종교 본연의 '빛과 소금' 역할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사랑의 교회' (담임 옥한흠목사)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펼치는 '제1회 사랑의 거리축제' 는 의미가 매우 크다.

개신교 교회로는 처음으로 지역사회에 깊숙이 파고들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교회창립 20주년을 맞아 거창한 예배행사 대신에 추진되는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

이런 뜻을 높이 평가해 서초구청이 공동주최자로 나서서 눈길을 끈다.

사랑의 거리 축제가 펼쳐지는 곳은 양재사거리의 서초구청 앞길과 양재전철역 환승주차장 뒷길. 8개 구획 (A~H) 으로 나눠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내용면에서도 어느 축제 못지않게 알차다.

하루 4백여명이 동원되는 축제진행은 '사랑의 교회 사회복지재단' 의 자원봉사자들이 맡는다.

A구획은 강원도 산골냄새가 물씬 풍기도록 꾸민다.

사랑의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은 강원도 화천군민들이 직접 나와 특산물과 문화를 함께 판다.

화천풍물놀이단의 풍물놀이와 화천실업고등학교의 합주가 연주되는 가운데 화천의 특산물인 백합.영지버슷.바둑판 등이 전시 판매된다.

C구획도 이색적인 공간. 네덜란드.영국 등 유럽지역 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각국의 고유의상으로 유럽분위기를 자아낸다.

경제난관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진취적인 기상은 D지역에서 얻을 수 있다.

'아!고구려!' 라는 주제로 고구려의 장군.병사.평민 복장을 한 모델들이 가장행렬을 벌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양재전철역 뒷길 중간쯤에 마련되는 무대에도 다양한 문화가 올려진다.

첫날 밤7시30분에는 오세영.유안진.정호승 시인등이 참여하는 문학의 밤이 펼쳐지고 둘쨋날 같은 시간에는 화천군에서 매년 6월6일 열리는 비목제 (碑木祭)가 소개된다.

22일 밤 근처의 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사랑의 콘서트' 에는 노사연.김세환 등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 행사에서 얻어지는 수익금과 교회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취소함으로써 남은 예산 1억5천만원은 전액 소년소녀가장과 실직자를 돕는데 쓰인다.

현재 사랑의교회 사회복지재단은 서울.경기지역의 소년소녀 가장 1백80여명을 돕고 있다.

개신교관계자들은 이 행사를 계기로 많은 교회들이 이웃으로 눈돌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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