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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걷히는 코소보…NATO 공습승인속 협상 급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신유고연방에 드리워졌던 전운 (戰雲) 이 서서히 걷힐 조짐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가 12일 세르비아군에 대한 무력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미국과 신유고연방과의 막판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원칙적으로 수용했다" 고 말했다.

일단 코소보사태가 평화적 해결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외신들에 따르면 유고에 파견된 미국의 리처드 홀브룩 코소보특사와 밀로셰비치는 신유고병력의 코소보 철군과 2천여 유럽안보협력기구 (OSCE) 감시단 파견 및 코소보 자치 등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을 좁혔다.

양측은 89년 박탈됐던 자치권을 코소보에 돌려주고 정부.의회.사법권을 갖게 하는 대신 외교 및 국방은 현재처럼 유고의 관할아래 두는 방안을 놓고 절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신유고연방에서 화약냄새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유고측은 유고의 전범재판 협조와 코소보의 정치적 위상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유고는 현 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처럼 코소보가 공화국으로 승격되거나 알바니아계의 완전 독립에는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반면 알바니아계 무장단체인 코소보해방군 (KLA) 도 완전한 분리독립을 주장, 모호한 '자치' 에 반발하고 있다.

또 그동안 위기때마다 거짓말로 넘겨온 밀로셰비치의 전력에 비추어 이번 협상도 언제 깨질지 모르는 일이다.

클린턴 대통령도 12일 "발칸반도는 밀로셰비치의 깨진 약속들로 가득 차 있다" 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NATO는 이날 언제든지 무력제재에 나설 수 있도록 '전시편성명령' 을 12일 만장일치로 가결,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과 신유고가 최종 담판을 위해 제공된 4일간의 유예기간중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다.

유고도 13일 공습훈련과 지하벙커 대피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시민들은 비상식량을 비축하며 NATO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은 전하고 있다.

NATO는 겨울철로 접어듦에 따라 산악지대로 피신한 알바니아계 난민들의 동사 (凍死) 사태나 서유럽으로의 대량유입을 우려하며 이번만큼은 무력으로라도 코소보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밀로셰비치의 선택에 따라 군사행동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고대훈.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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