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들“은행문턱 여전히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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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가죽원단을 수출하는 경기도 시화공단내 D산업은 최근 3백60만달러 상당의 계약이 성사단계에 이르렀지만 무역금융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이 담보와 함께 과거 수출실적까지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장려하겠다는 발표만 무성하지 실제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며 "담보가 든든하면 무엇 때문에 신용보증의 무역금융을 사용하겠느냐" 고 말했다.

최근 수출중소기업 집중지원.한국은행 총액대출한도 확대.금리인하 등 중소기업의 자금난 완화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은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지난달 중순 중소기업 4백6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금실태 설문조사결과' 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전체 기업의 72.3%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 고 응답했다.

업체들의 금융기관 이용시 애로사항으로는 이자.보증료 등 과다한 금융비용 (62.9%) 과 신규대출 어려움 (46.6%) 등이 가장 많이 꼽혔고 다음으로 과도한 담보요구 (22.8%).어음할인 기피 (18.1%).대출금 만기연장 어려움 (11.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자금지원 확대 (69.1%).금리 인하 (30.9%) 등을 가장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최근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와 4개 시중은행.신용보증기금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지원위원회' 를 열고 신용보증부 대출시 금리인하 대상기업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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