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집안에 웃음가득,신명나는 민속놀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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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고누]

'고누놀이' 는 김홍도의 풍속화에 등장할 정도로 예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게임이다.

장기와 바둑을 합친 듯한 이 놀이는 말판 모양과 놀이 방법이 지방마다 다양하게 전해지며 이름도 '고니' '고노' '곤' 등 여러가지로 불렸다.

그중 한가지를 소개한다.

1.두 편으로 나눈다. 두 사람이 해도 좋다.

2.한편이 각각 12개씩의 말을 준비한다. 또한 따낸 자리에 놓을 종이 조각도 10개 정도 마련한다. 양편의 말은 바둑돌을 이용하면 편하다.

3.한편이 교대로 하나씩 말을 판에 놓는다.

4.3개의 말이 나란히 일직선을 이루면 상대방 말 중 아무거나 하나를 따낸다. 그리고 따낸 말이 있던 자리에 종이 조각을 놓는다.

5.이렇게 12개씩의 말을 모두 배치한다.

6.배치가 끝나면 따낸 자리에 놨던 종이 조각을 모두 치운다.

7.이후 빈자리를 향해 교대로 한칸씩 이동하며 일직선을 만든다.

8.말3개가 일직선을 이룰 때마다 상대방 말을 하나씩 따낸다.

9.12개의 말을 모두 따내는 편이 승리한다.

[차안게임]

귀성길 체증이 심할 때 간단한 오락을 하면 잠시 지루함을 잊을 수 있다.

우선, 교차하는 자동차 수 알아맞히기 게임. 대개 한 방향 정체가 심각해도 반대편 차선은 소통이 원활하다.

따라서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그 동안 맞은편으로 지나가는 차량 수, 또는 트럭이나 버스 등 특정한 차량 수 예측하기 시합을 한다.

차가 꼼짝 못할 땐 앞차 움직이는 시간 맞히기도 할 수 있다.

이 경우 약간의 내기를 하면 흥을 더할 수 있다.

단 내기에 있어 큰 액수는 금물. 상금의 일부를 모아 고향 어르신 용돈을 드리는 등의 규칙을 정하면 내기의 즐거움이 더하다.

'끝말 잇기' 나 앞노래 가사에 나오는 단어가 제목에 포함된 것을 찾아 부르는 '노래 이어가기' 도 갑갑함을 잠깐 달랠 수 있다.

아울러 고학년 아이들의 경우 '중간말 이어가기 놀이' 를 해보자. 세글자 단어 중 가운데 글자가 같은 것을 계속 제시하는 게임이다.

[칠교]

'칠교판' (일곱개의 교묘한 판) 을 이용하는 이 놀이는 4천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청나라 시대엔 이에 대한 책이 출간되기도 했고, 유럽으로 전파돼 많은 아류 놀이들을 탄생시켰다.

서양에서는 '탱그램' (Tangram)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나폴레옹이 유배 중 즐겼다는 얘기도 전해지며 미국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는 이 게임의 광으로 알려졌다.

정사각형을 그림과 같이 7개 조각으로 나눈 뒤 이 조각들을 이용해 특정한 모양을 만드는 게임이다.

만들어낼 수 있는 형태는 무려 약 1천6백가지에 달한다.

아래에 있는 몇가지 보기 그림을 만드는 시합을 할 수도 있고, 7개 조각으로 특별한 모양을 만들어 그림으로 남긴 뒤 조각을 흐트러뜨리고 다시 그 형태를 살리는 게임도 가능하다.

칠교판은 나무판이나 두꺼운 종이 등으로 만든다.

[투호]

화살을 던져 병속에 넣는 게임. 물론 많은 화살을 넣은 편이 이긴다.

흔히 부녀자들이 즐기던 놀이로 알고 있지만 퇴계선생이 도산서원에서 가르치던 제자들에게 "머리를 식힐 때 즐기라" 고 장려했던 것으로 특히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화살과 병을 준비하는 것은 아무래도 번거로운 일. 대신 어떤 것이라도 비슷하게 응용할 수 있는 소품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다음은 유리컵과 성냥을 이용한 방법.

1.전체가 원을 그리고 앉고 한가운데에 유리컵을 놓는다.

2.성냥을 10개씩 나누어 갖는다.

3.순서대로 던져 많이 넣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산가지]

세심한 주의와 섬세한 손놀림이 요구되는 오락. 산가지는 옛날 셈을 하기 위해 쓰던 가는 대를 말한다.

1.나무젓가락.이쑤시개.성냥개비 등을 30~50개 정도 준비한다.

2.점수를 기록할 종이.필기구를 준비한다.

3.산가지를 한손에 든 후 적당한 높이에서 떨어뜨린다.

4.다른 산가지를 움직이지 않고 하나씩 집어 낸다.

5.다른 가지가 흔들리면 더이상 집을 수 없다.

6.그때까지 집어낸 숫자를 기록한다.

7.한명씩 순서대로 3~6 과정을 반복해 승부를 가린다.

8.모양.색깔이 다른 산가지들을 준비해 각각 점수를 다르게 셈하는 것도 응용방법.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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