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인업소 '무제한 고깃집'···'싸가지고 가는' 얌체손님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 무제한 고깃집에 '고기 도둑'?

미국 LA 한인타운 지난 25일(현지 시간) 정오. 무제한 고깃집으로 잘 알려진 A 고깃집은 주말을 맞아 타인종과 한인 고객 등으로 시끌벅적했다. 각 테이블마다 불판에는 차돌박이와 등심, 갈빗살, 삼겹살 등이 연기를 내며 지글거렸다. 종업원들도 여기저기 테이블을 돌며 고기굽기에 바빴다.

이 때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인 여성의 행동이 이상했다. 친구 2명과 함께 온 이 여성은 쇼핑백에서 비닐봉투를 꺼내 재빨리 고기를 담기 시작했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두 세차례를 반복했다. 얼추 몇 명은 넉넉히 먹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이 곳에서 일하는 20대 여종업원은 "사장님한테는 이야기 안 했지만 사실 몇 차례 이런 일이 있었다"며 "나이드신 분들만 아니라 유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층도 있었다. 몇 끼의 고기 반찬을 챙겨가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다른 무제한 고깃집인 B업소에서도 '고기 도둑'이 발생했다. 업주는 "2주 전쯤 노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생각보다 고기를 많이 드시길래 유심히 봤더니 고기를 봉투에 담고 있었다"며 "이러시면 안 된다고 화를 냈더니 '고기는 많은데 다 못먹겠고 좀 싸가면 안 되냐'고 당당히 이야기 하더라"고 말했다.

얌체 손님들이 늘면서 '남은 고기는 싸갈 수 없다'는 문구를 입구 또는 업소 벽면에 내거는 고깃집도 늘고 있다.

한 업주는 "안 그래도 무제한 고깃집이 우후죽순 생겨나 제살깎기 경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얌체 손님까지 생겨나 이중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USA중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