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젊고 참신한 총리감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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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해 강만수 위원장 등 위촉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이 대통령, 강 위원장, 허남식 전국시·도지사협회 회장. [오종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후임 총리감으로 ‘젊고 참신한 인물’을 찾고 있다고 복수의 여권 소식통들이 밝혔다.

한 여권 인사는 29일 “이 대통령이 최근 만나는 사람마다 새 총리와 관련, ‘젊은 사람이 없느냐’고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한 한나라당 의원도 “대통령이 참신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물색 중”이라며 “비교적 젊다고 할 수 있는 50대가 대상일 것”이라고 전했다.

여권에선 당초 이 대통령이 정치적 능력과 지역 안배를 중시할 것이라고 여겼다. 충청 총리론이 나온 배경이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여권 인사들은 “충청 총리론이 선진당의 내부 사정으로 진척되지 못하면서 ‘젊고 참신함’이란 컨셉트가 새로 부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음 달 개각을 앞두고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젊은 사람’과 글로벌 마인드=현 정부 출범 뒤 내각은 70대 총리-60대 장관의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근래 인선한 사람들은 50대 일색이다. 백용호 국세청장(53), 김준규(54) 검찰총장 후보자, 정호열(55)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모두 그렇다. 낙마한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도 52세다. 천 후보자를 지명할 때만 해도 청와대에선 “너무 젊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총리까지 ‘젊은 사람’을 고려할 정도가 됐다.

글로벌 마인드도 중시한다. 이 대통령은 요즘 “장관의 업무란 게 국내용 또는 국제용이 따로 있는 게 아니더라”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라디오 연설에서 “너무 국내 정치용으로만 인사를 다뤄선 안 된다”고 한 일도 있다.

◆“의원 입각은 소수일 수도”=개각의 폭이 예상을 밑돌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대폭 개각을 기대했다. 청와대와 교감하는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상당히 큰 폭”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하지만 근래 기류가 달라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교체설이 돌던 인사 중 상당수가 유임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입각하는 의원이 소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장관은 일하는 자리”라고 여긴다. 전문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정치인을 기용해야 하는 정무장관직을 빼면 정치인을 장관으로 기용할 만한 부처는 보건복지가족부·노동부·환경부 정도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 내달 3일부터 휴가=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3박4일간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29일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틈틈이 독서와 테니스로 시간을 보내며 하반기 정국 구상을 다듬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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