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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21세기 포괄적 협력 구축 … G2시대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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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워싱턴에서 27~2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중국 간 전략·경제대화에서 양국은 21세기 국제질서 형성에 가장 중요한 동반자 관계임을 확인하고, 국제경제 안정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번 대화에서 양국은 북핵 대처 등 외교·안보 분야와 금융위기 해법, 기후변화·환경·에너지 등 장기적 현안까지 폭넓게 논의함으로써 사실상 ‘2강 체제(G2)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무원 부총리(左)가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선물받은 농구공을 들고 슈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왕 부총리는 27~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했다. [워싱턴 신화통신=연합뉴스]


양국은 모두 대화 결과에 만족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폐막 연설에서 “이틀간의 대화는 과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양국 지도자들이 21세기의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말했다. 왕치산(王岐山) 중국 부총리도 “이번 대화는 완전한 성공”이라며 “두 나라의 포괄적 협력관계 구축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양국이 주요 쟁점들에 대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을 했다”고 분석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국 대통령·국무장관·재무장관이 참석하고 중국에서 200여 명의 고위 관료가 참석한 것은 10년, 2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유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고위 관료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위안화 절상 등 환율 문제,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문제, 중국의 인권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을 비켜갔다”고 전했다.

◆“유엔 대북제재 필요성 확인”=양국은 “6자회담, 한반도 비핵화 등을 달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확인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 집행과 평화적 수단을 통한 핵문제 해결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에 억류 중인 여기자 2명의 석방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해 중국 측에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란·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수단 등 분쟁지역에서의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티머시 키팅 미 태평양군 사령관은 이날 “1∼2개월 내에 미·중 고위급 군사대화를 재개해 군사 분야에서도 G2 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내수 진작, 미국은 저축 장려”=양국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상호 협력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중국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빈곤층 지원 등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미국은 저축률을 계속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부실과 달러화 약세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의식해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상당한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왕치산 부총리는 “경제성장이 최우선 정책이고 양국은 보호무역주의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표시로 미국산 첨단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용이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베이징=김정욱·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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