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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은행 파업 비상…예상되는 혼란과 대처요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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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9일부터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외환.평화.충북.강원은행 등 9개 은행 노조의 파업이 시작될 경우 거래고객들은 적잖은 불편과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파업시점이 추석과 월말을 앞두고 기업.가계의 현금및 결제수요가 몰리는 때라 파업의 파장이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

예상되는 문제와 대처요령을 알아 본다.

◇ 파업하면 어떤 혼란 오나 = 입출금.송금.공과금 납부 등은 물론 어음.수표 결제업무가 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

일선창구 직원의 대부분이 노조원이기 때문에 비노조원인 간부직원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창구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금융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6대 시중은행이 모두 파업에 참가하고 있어 다른 금융기관에도 연쇄적 충격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의 '비상시 어음교환대책' 에 따르면 금융기관 잘못으로 어음결제를 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부도처리를 유예하도록 돼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는 기업의 연쇄 부도사태도 우려된다.

◇ 은행측 대책 = 일단 9개 은행은 노조원들의 파업에 대비해 ▶비노조원들과 퇴직 이후 계약직으로 재고용한 사원들을 일선에 배치하고▶가까운 지점 3~4곳을 묶어 1개 지점에서 정상영업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불편을 줄인다는 비상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전산시스템의 정상가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금융권을 연결하고 있는 전산망 가동에 차질이 생기게 되면 전금융권이 올 스톱되는 '금융대란' 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전산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비상인력 확보에 나서는 한편 자회사 인력을 지원받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전산시스템의 정상가동을 방해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신한.한미.하나.보람.기업.주택.장기신용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도 파업대책에 들어갔다.

특히 현금자동입출금기 (ATM) 를 이용하는 9개 은행 고객이 폭주할 것에 대비, ATM에 현금공급을 평소보다 2~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 고객 대처요령

▶꼭 필요한 현금은 미리 찾아두자 = 일단 파업이 시작되면 대체인력이 총동원돼도 창구직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창구업무가 중단되거나 업무를 하더라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기다려야 한다.

월말과 추석에 현금이 필요한 사람은 일단 오늘중으로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둬야 한다.

그러나 이 날도 일선창구가 혼잡할 것이 예상되므로 현금카드를 이용해 3백65일 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찾는 편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ATM은 파업후에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현금카드가 없다면 차제에 발급받아 두는 것이 좋다.

현금카드만 있으면 다른 은행을 이용해 돈을 찾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파업에 참가하는 조흥.외환은행 등의 업무가 중단되고 ATM의 현금이 다 떨어지더라도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신한.하나은행 등에서 돈을 꺼내 쓸 수 있다.

물론 이 때 타은행 이용 수수료는 부담해야 한다.

▶공과금.지로 납부와 자동 이체 = 대부분 공과금은 어느 은행에서나 낼 수 있게 돼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

다만 파업참가 은행으로 납부기관이 지정된 경우는 불가피하게 납부가 늦어질 수 있다.

그러나 수해나 은행퇴출 당시의 전례를 볼 때 본인 잘못없이 공과금을 못냈을 경우 정부가 만기를 연장해 준다.

어차피 낼 돈이라면 미리 내두는 것도 나중에 신경을 쓰지 않기 위한 한 방법이다.

자동이체로 납부하는 돈은 전산망이 돌아가고 통장에 잔액이 있는 한 정상적으로 입금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잔액이 부족할 경우는 타행송금이나 ATM을 이용해 통장에 부족액을 입금해야 한다.

▶기업 고객이 주의할 점 = 어음을 발행한 기업이 지급기일이 돌아와 돈을 넣으려고 하는데 은행의 파업으로 이를 못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은행의 '비상시 어음교환 대책' 에 따라 입금을 못해도 부도처리되지 않는다.

문제는 돈이 입금되기를 기다리던 어음보유 기업이다.

이 경우엔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가지고 발행기업의 경리과에 직접 가서 돈을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

대출이 예정돼 있었는데 파업으로 처리가 늦춰지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서 돈을 마련해야 한다.

박장희.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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