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위치확인시스템 이동 잦은 물류회사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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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평소 근무태도가 불성실하기로 소문난 영업과 김대리. 최근 들어 업무성과가 더욱 나빠졌다.

김대리의 직장상사인 최과장은 이를 지켜보다 못해 비장의 카드를 빼든다.

김대리는 오늘도 역삼동에서 압구정동.시청.영등포 등을 돌아다니며 영업일선을 뛰었다고 항변하지만 최과장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PC를 켰다.

김대리의 개인휴대통신 (PCS) 단말기에 부착된 위치확인시스템을 이용, 그가 하루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보여주는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속해 김대리가 종일 과천 경마장에 있던 것을 알아냈다.

최근 들어 전국 어디를 가든 현 위치를 알려주는 위치확인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란주점에서 놀다가 거래처라고 속인 것이 들통나는 모 PCS업체의 광고처럼 휴대폰이나 무선통신단말기를 갖고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손금 보듯 알게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서비스를 가장 반기는 업체는 화물운송.교통 등 물류업체. 이밖에 보안.현금수송차량에도 필수품이다.

한솔PCS 관계자는 "자녀 안전을 위해 가입을 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현재 이 서비스는▶SK텔레콤.신세기통신 등 이동전화업체▶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LG텔레콤 등 PCS업체▶아남텔레콤 등 주파수공용통신 (TRS) 업체▶에어미디어 등 무선데이터업체가 실시하고 있다.

◇ 서비스방식 = 우주공간에 떠 있는 지구위치확인시스템 (GPS) 위성을 이용하는 것과 단말기가 연결되는 기지국을 알아내 대체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두가지 형태가 있다.

위성을 활용하는 방식이 조금 더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다.

이동통신.TRS업체들은 주로 GPS위성을 사용하고 PCS.무선데이터업체들은 기지국을 사용한다.

LG텔레콤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GPS위성도 겸용하는 방안을 검토중.

◇ 어떻게 사용하나 = 이동전화.PCS업체는 사용중인 휴대폰의 기능을 일부 수정하거나 위치확인기능이 있는 휴대폰을 구입하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솔PCS와 LG텔레콤의 가입자는 월 2만원선이면 일반인들이 이들 업체에 위치확인을 해주는 전문회사의 홈페이지 (http://www.mobilevan.net)에 접속, 위치를 알 수 있다.

PCS가입자는 자신의 휴대폰 단문서비스로 위치정보를 받을 수 있다.

무선데이터와 TRS가입자들은 전용단말기를 사용한다.

통신하는 상대 가입자의 위치가 자신의 단말기에 내장된 지도에 그대로 드러난다.

무선데이터방식은 20만원대의 팜 (손바닥) 톱 컴퓨터를 구입하면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TRS는 단말기가격이 1백만원대로 비싼 게 흠이다.

◇ 응용 방안 = 물류업체와의 제휴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회원수 9천명인 서울시 개별화물업체와 공동물류시스템 구축에 나섰고 더 나아가 전국 16개 협회와 종합물류전산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모기업인 한국통신 종합물류정보망과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신세기통신은 종합물류회사인 세영물산 화물트럭 1백여대의 위치확인서비스를 하고 있다.

◇ 주의사항 = 개인의 위치정보는 사생활과 관계된 것이라 자칫 악용될 수도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가정불화가 잦은 부부가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사례가 많아 운수회사 등 명백한 업무용일 때만 사용토록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통신업체들은 위치정보의 악용을 막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데 동의한 경우에 한해 이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취지에서 반드시 비밀번호를 입력토록 하고 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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