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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업 성공기] 최재준 코오롱 모터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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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코오롱 모터스의 최재준(27) 주임은 어렵사리 자동차 세일즈맨이 됐다.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시게 했던 회사를 두드려 기어코 입사했다. 어릴 때부터 장남감 차를 좋아했다는 최 주임의 꿈은 본래 자동차 엔지니어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한 기능대학의 자동차공학과에 들어가 정비를 배웠다. 1999년 군복무를 마치자마자 바로 현대자동차의 정비직원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회사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해 회사를 그만뒀다.

최 주임은 2001년 12월 코오롱 모터스가 영업사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우연히 접하고 접었던 꿈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입사 지원서를 낸 다음날부터 면접일까지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7시에 코오롱 모터스의 매장으로 무작정 나갔다. 전시 판매장의 바닥을 닦고 청소하는 등 궂은 일을 자청해 했다. 매장에 있는 정식 직원의 따가운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 주임은 "자동차 영업을 밑바닥부터 차근 차근 배우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다지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주임은 면접에서 보기 좋게 낙방했다. 곧 이어진 추가 채용시험에서도 떨어졌다.

최 주임은 마음을 다잡고 수도권의 주요 자동차 전시장 60여 군데를 찾았다. 이번엔 차를 사는 손님으로 가장해 자동차 영업사원들의 노하우를 직접 보고 배웠다.

또 이벤트 기획업체의 인턴사원으로 들어가 영업 기법을 터득했다. 그는 "기획업체에서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비즈니스 매너를 배웠고 일목요연하게 상대방을 설득하는 대화 능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끝에 최 주임은 2002년 현대자동차 방배지점의 영업사원이 됐다. 그는 1년간 100여대의 차를 팔면서 강남.서초.도곡지역 신인판매왕 자리에 올랐다. 이 여세를 몰아 지난해 5월 코오롱 모터스의 신입 영업사원 공채에서 합격했다. 최 주임은 "한 우물을 파다 보면 길이 열린다"며 "취업이 당장 안 됐다고 실의에 빠지거나 좌절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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