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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은 민영화 … 중국 ‘퉁화강철’ 노사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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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민영화로 인한 정리해고를 우려한 중국 국영 철강회사 노동자들이 시위 과정에서 회사 대표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 민영화가 백지화됐다고 AF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사건은 24일 중국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시의 국영 철강업체인 퉁화강철 노동자 3만 명이 민영기업인 젠룽(建龍)그룹에 의한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일어났다. 시위대는 젠룽에서 구조조정을 위해 파견한 천궈쥔(陳國軍) 사장의 사무실 건물을 에워싼 뒤 그를 끌어내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가 보도했다. 천 사장은 노동자들의 포위를 풀고 경찰이 진입해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신문은 현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천 사장이 ‘퉁화강철 직원 대부분이 해고될 것’이라고 말하자 이에 격분한 노동자들이 폭도로 돌변했다”고 덧붙였다.

퉁화강철은 지린성의 대표적 국영기업 중 하나로 직원 수가 5만 명에 이른다. 이 회사는 지난 몇 년간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지린성의 구조조정 1순위 기업이 됐다. 중국 최대 민영 철강업체인 젠룽은 2005년부터 퉁화의 지분을 꾸준히 확보해 왔고 이번에 인수에 앞서 퉁화철강을 구조조정하려고 천 사장을 파견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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