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경찰의 총기사용 범죄방지 위해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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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찰의 총기 남용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점에 외국의 사례를 견줘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영국 경찰이 점잖다는 것은 영국 거리를 걸어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경찰도 큰 키에 날씬하게 정복을 차려 입은 것이 마치 영화배우들 같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영국인이나 미국인 모두 경찰에 대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범죄자가 갖는 경찰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보다 크다.

법을 지키는 자들에게 경찰은 눈에도 띄지 않지만 범법자들에게는 가차없는 법집행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현행범이면 무조건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연행한다.

체포시 불응하면 무자비할 정도로 진압한다.

법을 잘 지킨다는 선진국에서도 경찰에 반항하면 구타는 물론 총격을 받기 십상이다.

경찰의 목표는 범죄자를 잡는 것으로 범인을 놓쳤을 경우 야기될 제2, 제3의 범죄를 막는 것이다.

본인도 미국에서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권총을 쏘는 경관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

당시 주위에 있던 시민들은 그런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법이란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 자를 지켜줄 뿐 그렇지 않은 자들은 보호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그 사회에서는 단속 경찰관을 자동차에 매달아 거리를 질주하고 경찰관에게 육두문자를 쓰는 시민을 찾아보기란 힘들었다.

몇몇 경찰이 뇌물.도박 등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돼 있다지만 대다수 경찰관은 박봉에 힘든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경찰 본연의 임무는 법을 수호하고 범법자로부터 무고한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요즘 경찰의 총기 남용 여부가 언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범죄가 저질러지지 않으면 경찰이 총기를 사용할 까닭도 없다는 것이다.

흉포한 범인이 "네 이놈" 이란 말 한마디에 잡혀줄 리도 만무하다.

경찰을 우리가 보호하고 존경해주지 않는다면 법질서는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김수문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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