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공채 대신 수시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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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57년 국내 처음으로 그룹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 공채 (公採) 시대를 연 삼성이 41년 만에 대량 채용방식을 바꿔 상시.소수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

삼성은 18일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 이후 변화되는 고용구조를 반영해 신입사원 채용을 계열사가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뽑는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십년간 유지됐던 기수 (期數).동기 (同期) 개념이 없어지는 등 우리 기업의 고용구조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삼성은 우선 모집분야를 계열사 실정에 맞게 세분화해 기존의 직군별 (관리.영업.연구개발 등)에서 직무별 (인사.총무.재무 등) 모집으로 전환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검증된 인력을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격증 보유자나 경진대회.공모전 입상자 등 특정분야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취업에 더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줄이고 대학.연구소 등에 인력추천을 요청하거나 인터넷 등을 통해 필요인력을 수시모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과장급 이상에만 적용되는 연봉제를 전사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 57년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공채1기 27명을 채용한 이후 계속 대규모 공채를 실시, 지난해에는 3천8백명의 신입사원 (38기) 을 뽑았으나 올 상반기에는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 회사별로 필요한 인력을 소수 채용하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 이라며 "다만 경제여건이 개선되면 계열사 몇곳이 함께 수백명 정도를 공동모집하는 등의 방안은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 이외에도 LG.SK 등 상당수 그룹들이 공채규모를 줄이거나 상시채용으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머지않아 상시채용.연봉제가 우리 기업의 기본적인 뼈대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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