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침체 실태]자동차 출고 75%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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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경기불황으로 무조건 안쓰고 아끼자는 내핍심리가 확산되면서 내수기반 붕괴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올들어 승용차 출고가 격감한 것을 비롯해 냉장고.에어컨.컬러TV 등 주요 내구재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내수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국세청이 내놓은 '특별소비세 부과대상 주요 물품의 출고동향' 에 따르면 올 1~7월 승용차 출고대수는 14만2천55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만4천7백47대에 비해 43만2천6백92대 (75.3%) 나 감소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사전예약 방식으로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던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백75만2천대에서 2백79만6천대로 1백95만6천대가 감소했다.

냉장고의 경우도 대형 용량으로의 교체붐이 사그라들면서 지난해보다 31만8천대가 줄어들어 지난해 1백13만4천대에서 81만6천대로 줄어들었다.

또 컬러TV는 1백18만6천대에서 82만대로, 세탁기는 64만2천대에서 48만5천대로 25~30%씩 출고량이 급감했다.

국내소비가 위축되면서 원자재.소비재 등의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도 문제다.

경기불황에 대한 불안감이 걷히지 않는데 따른 일반 가계의 구매력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진 것은 먹거리에서도 나타난다.

청량음료의 출고량도 줄어 국민 1인당 4병씩 청량음료 소비를 줄였고, 설탕 출고량은 45만2천t에서 37만9천t으로 7만3천t이 감소했다.

지난해 4백36만㎘에 달했던 등유 출고량은 올해 3백만㎘에도 못미치는 2백73만㎘에 그쳤다.

이같은 소비감소로 국세청이 거둬들인 특별소비세 징수액도 1조5천4백9억원에서 8천5백6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 나라살림에 쓸 세수 (稅收)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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