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감위장]'5대 그룹 중기업종 여신 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정부가 규제완화 차원에서 풀기로 한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를 이번엔 금융감독위원회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침해를 차단하기 위해 오히려 강화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에서는 규제를 푼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진입장벽을 철저히 치겠다는 것으로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헌재 (李憲宰) 금감위원장은 16일 "5대 그룹이 주력업종에 신경을 안쓰고 중소기업에나 알맞은 사업에 손을 대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대해 은행은 여신을 중단해야 한다" 고 말했다.

李위원장은 또 5대 그룹이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봉제.영화.출장급식 (케이터링) 업을 꼽았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이달말 확정할 5대 그룹의 추가 퇴출업체에 이들 3개 업종의 사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를 포함시킬 방침이다.

단, 이들 업종이 우량기업의 사업부제로 운영되고 있을 경우 사업을 따로 떼어 매각하는 등 정리를 유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5대 그룹이 이들 사업에 진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어 금감위가 은행을 통해 퇴출을 강행할 경우 은행과 기업간에 법적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윤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