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세계경제 살리겠다”위기 정면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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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섹스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이 '예상대로' '정책승부' 를 통한 정면돌파에 나섰다.

수치스런 보고서가 공개되고 악몽 같은 주말을 지낸 뒤 클린턴은 뉴욕외교협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서방선진7개국의 정책 공조 (共助) 를 들고 나왔다.

뉴욕증권시장은 오전장에서만 2백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이를 환영했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과 진 스펄링 대통령경제자문위의장은 기자들에게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계없이 대통령은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언제나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고 강조했다.

스캔들로 인해 유일 초강국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려 걱정이라는 반응에 대해 "그렇지 않다" 는 설명이었다.

클린턴이 탄핵.사임 압력을 피해 갈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은 여전히 60%대에 있는 미국국민들의 업무수행 지지도다.

지지도가 흔들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제상황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분석이다.

높은 지지도를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클린턴은 퇴조기미를 보이는 미국경제와 불황국면의 세계경제에 대해 무슨 처방이든 내놔야 할 판이다.

미국경제는 약 1주일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적한 대로 그간의 인플레 걱정이 불황 걱정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침체길로 들어서는 세계경제를 다시 끌어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정가는 앞으로도 클린턴이 신종 테러위협.이라크 상황.북한 미사일문제와 같은 정책논점 (論點) 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사회보장의 민영화, 교육 등 국내논점들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것이 '르윈스키 악몽' 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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