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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 선정성 위험수위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MBC 라디오 프로들이 상식 이하의 선정적인 내용들을 잇따라 내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방송프로에 대한 심의자료에 따르면 징계를 받는 MBC 라디오 프로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지난달 13일 방송된 MBC - FM '2시의 데이트' .애인 집에 놀러 가서 자다가 애인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할 뻔했던 얘기가 적나라하게 방송됐다.

"제 몸 위에 올라타서는…" 등 듣기 거북한 표현이 계속됐다.

이날 "오빠가 목욕 장면을 자꾸 훔쳐본다" 는 어느 여동생의 사연도 전파를 탔다

.

지난 7월 방송된 MBC - AM '이종환.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에선 여자의 가슴 크기를 놓고 한참을 얘기했다.

'계란 후라이' '건포도' 등 듣기 민망한 단어가 난무하더니 급기야 여자 진행자의 가슴 크기를 놓고 밤무대에서나 들을 법한 말들을 주고 받았다.

MBC - FM 'FM 음악도시 유희열입니다' 는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 함께 잔 사연' 을 소개하며 "외박을 작정하고 간거예요" "남자친구가 자고 있었대요. 바보 아니예요 이사람" 등 청취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무시하였으며 '수학여행에서 술에 취해 옷을 벗은 여고생 얘기' 등을 방송해 연이어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 동안 주로 문제가 돼 온 라디오 프로들은 젊은 연예인이 진행하는 것들. "한 한다" 는 식의 튀는 단어 사용이 바른 언어 습관을 저해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사례들은 그야말로 '저속한' 내용인데다 경험이 많은 진행자들인 점에서 우려가 더하다.

더욱이 MBC는 '우리말 전화' 를 개설하는 등 말 가꾸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 아닌가.

MBC 홍보심의국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 '방송 언어 모니터 합평회' 를 개최하는 등 자체 심의를 강화하고 있지만 모든 프로를 커버하기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며 난감해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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