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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봤습니다] 아우디 스포츠카 TTS, 265마력 2L 터보‘심장’ 군살 없는 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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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만년 3위 럭셔리 메이커였던 아우디는 2000년 이후 경쟁사인 벤츠·BMW를 잡기 위해 디자인에 승부를 걸었다. 성능이나 안전장비에서는 크게 뒤질 게 없었지만 고유한 디자인 컨셉트에서 항상 이들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발터 드 실바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그는 기대에 100% 부응했다. 우선 범퍼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인 ‘싱글프레임’이라는 독자적인 디자인을 개발했다. 다이내믹하면서도 귀족적(엘레강스)인 모습으로 거듭난 아우디는 승승장구했다. 지난해에는 마침내 경쟁사들을 차례로 꺾고 유럽에서 1위에 올랐다. 이달 초 국내에 선보인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카 ‘TTS’(사진)는 이런 디자인 파워를 한껏 과시하는 차다. 싱글프레임뿐 아니라 원과 돔 주제로 한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TTS의 첫 모델은 아우디 출신으로 현재 기아차 디자인 총괄인 피터 슈라이어가 담당했었다. 그는 1998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이 모델의 첫선을 보였을 때 ‘더 이상의 자동차 디자인은 없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TTS의 또 다른 매력은 터보 엔진이다. 2.0L TFSI 엔진은 최고 265마력에 35.7㎏·m의 토크를 낸다. 제네시스 쿠페에 달린 2.0L 터보 엔진(최고 210마력, 토크 30.5㎏·m)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쿠페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2초 만에 돌파한다.

외관 디자인의 백미는 볼록하고 오목한 곡선이다. 100m 단거리 육상선수의 단단하고 군살 없는 근육을 연상시킨다. 오른쪽 뒷바퀴 위쪽에 위치한 주유구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첫 모델부터 이어진 디자인 컨셉트다. 좌우 제논 헤드라이트 아래쪽에 각각 12개씩 일렬로 배치된 24개의 발광다이오드(LED) 미등은 멀리서도 아우디임을 한눈에 알아보게 한다. 이 디자인 역시 2007년부터 아우디가 유행시킨 것으로 최근 현대차 하이브리드카도 이를 채용했다. 실내는 흠잡을 곳이 없다. 발터 드 실바의 뒤를 이어 아우디 디자인을 맡은 슈테판 질라프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그는 인테리어 전문가다. 운전자를 향한 센터 콘솔과 섬세하게 배열된 각종 스위치는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어깨와 허리를 잘 감싸주는 스포츠 시트와 레이스 트랙 주행을 위한 랩 타임 측정 타이머 등이 스포츠카 분위기를 더해준다.

시동을 걸면 스프츠카다운 배기음이 실내로 스며든다. 서스펜션은 상당히 단단하다. 노면의 충격을 그대로 차체가 받아낸다. 급가속을 위해 엑셀을 밟으면 뒷좌석 바닥부터 중저음의 배기음이 거세게 들려온다. 심장을 끓게 하는 배기음이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서스펜션이 조금 더 단단해져 코너를 타는 재미가 더해진다. 쿠페 모델은 적재공간도 충분하다. 2열 시트를 접으면 골프백 2개는 충분히 실을 수 있다. 또 다른 재미는 빠른 변속 타임이다. 핸들에 달린 패들 시프트로 변속을 하면 수백분의 1초 만에 6단 듀얼 클러치가 빠르게 반응한다. 고속에서 급회전하기 위해 속도를 줄일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변속과 함께 터져 나오는 터보 엔진음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가격은 쿠페가 7600만원, 로드스터가 790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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