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팎 호재에 2분기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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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현대자동차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원화가치 약세가 자동차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했고, 중국·인도 등 해외 공장이 좋은 실적을 낸 덕이다. 정부가 노후차 교체 때 세금 감면 등 각종 내수 진작책을 편 것도 도움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 진작 정책 덕 봐=현대차는 2분기에 매출 8조799억원, 영업이익 657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1분기보다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27.4% 각각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1%로 2004년 2분기 이후 가장 좋았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예상치(5000억원대)보다 약 30%나 높은 깜짝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서성문 연구위원은 “원화가치 약세의 덕을 많이 봤고, 정부의 내수 진작책에 따라 5~6월에 수익성 좋은 중대형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속적으로 원가를 절감한 현대차의 노력과 긍정적인 외부 요인이 절반씩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자동차 판매가 잘 되면서 재고도 지난해 평균 3.5개월치에서 올 상반기에는 2.8개월치로 크게 줄었다.

◆하반기 전망도 밝아=현대차는 해외 시장 개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의 정태환 재경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중국 시장의 경우 올 상반기 중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고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글로벌 판매량이 상반기에는 140만 대였으나 하반기에는 더 늘어나 160만 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올 상반기에 4.3%였으나 하반기에는 5.1%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동욱 재무관리실장은 “국내 공장 가동률은 상반기에 79%였지만 하반기에는 95%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기찬(가톨릭대 교수) 자동차산업학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파산과 엔고로 홍역을 치른 미국과 일본의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차 개발·생산에 더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태환 본부장은 “내년 10월 쏘나타 후속인 YF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보다 북미 시장에 먼저 선보일 계획”이라며 “2012년에는 하이브리드 전용차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녕·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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