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십대들의 인공유산이 는다’는 미주중앙일보(7월 7일자) 기사를 보고 많은 한인부모들이 문의 전화를 해 왔다. 대부분 자녀에 대한 염려로 미국에서 인공 유산 관련법과 어린 나이에 유산함으로써 오는 장기적인 건강피해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이같은 질문들을 요약, 이상준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물어 보았다.
"미국에서는 70년대 초에 '로 버서스 웨이드'(Roe v. Wade)라는 법정 케이스에서'일단 여성의 신체 밖에 나오기 전의 태아는 생명체가 아닌 여성의 한 신체 부위'로 판정됐다. 이 말은 곧 인공유산이 허용됨을 뜻한다. 따라서 산부인과에서 환자가 유산을 원할 때는 해주게 되어 있다."
-미성년자가 인공유산을 받으러 왔을 때 미국법에서는 어떻게 다루는가?
"미국법에서는 일단 임신된 순간부터는 미성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태아가 자궁에 있는 동안은 산모의 나이와 상관없이 그 태아에 대한 권한은 100% 산모에게 주어진다."
-인공 유산도 순전히 산모 스스로 의사결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바로 그렇다. 산모가 수술을 원한다고 말하면 산부인과 의사는 그대로 산모가 원하는대로 수술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미국의 법 즉 연방법이다. 그리고 이같은 전체적인 테두리 안에서 주마다 각기 다른 부수적인 조항이 있을 뿐이지 기본적인 법은 태아의 권한은 이처럼 산모에게 있는 것이 미국법이다."
"요즘은 초경이 점점 빨라져 보통 9살~10살이면 한다. 초경을 하게 되면 뇌하수체에서 여성호르몬이 나와서 난소를 자극해 배란을 하게 되면서 임신이 가능하게 된다. 십대 중에서도 15세 이전은 초경을 시작해도 몸상태는 완전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쯤인 18세, 19세는 여성의 일생 중에서 가장 여성 호르몬분비가 왕성해서 매달 배란이 된다. 다시 말해 가장 임신률이 높은 때다. 지금 점점 성경험을 빨리 시작하는 십대들이기 때문에 임신될 확률도 높고 결과적으로 인공 유산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성호르몬이 왕성한 시기인 만큼 성인보다 인공 유산으로 오는 건강 피해도 적다는 얘기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특히 15세 이전의 소녀들은 완전히 성숙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임신과 마찬가지로 유산수술을 했을 때 위험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인공 유산 수술을 십대에 많이 한 경우에는 자궁벽을 지나치게 긁어내어 건조한 상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폐경이 일찍올 뿐 아니라 후에 정말 아기를 원해도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인이 아닌 십대의 인공유산은 후에 여성으로서 가정을 꾸리려고 할 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임신 7주까지는 약을 처방해준다. FDA에서 승인한 프랑스에서 제조한 약으로 한 가지 뿐이다. 성공률은 95%에 가깝다. 그러나 문제는 10대들은 대부분 임신된 사실을 7주 이후가 되어야 알기 때문에 약보다는 부득이 수술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딸이 초경을 시작하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성에 대해 자주 얘기를 해준다. 또 "엄마가 너를 임신했을 때 매운 음식이 먹고 싶더라" "잠만 오더라"식으로 임신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12주가 되면 이미 뼈대가 형성 일반적인 '흡입(Suction)수술'로는 안된다. 자궁문을 열게 하여 인위적으로 유도해 내는 수술을 하는데 이때 자칫 자궁 내막이 파열됨으로써 후에 불임의 원인이 된다. 24주(6개월)가 되면 일반 산부인과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에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을 소개해 주는데 사태가 여기에 이르면 산모의 건강도 염려해야 한다.
10대 유산을 보면서 산부인과 의사로서 하고 싶은 말은 평소 딸과 성에 관해 구체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아이들은 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설사 임신했을 때도 빨리 부모에게 사실을 말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한인 십대들은 첫 성경험에서 임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기방어가 안됐음을 뜻한다. 십대의 임신 그리고 유산은 몸뿐만 아니라 정서까지 일생동안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부모가 먼저 인식해야 한다.
[미주중앙 : koreadaily.com 김인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