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이르면 내달 말부터 독감 수준으로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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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정부는 국가전염병 위기 단계를 2단계 ‘주의’에서 3단계 ‘경계’로 올렸다. ‘경계’는 4단계인 ‘심각’의 바로 아래 단계다. 그러나 신종 플루의 독성이 기존 계절독감과 비슷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르면 8월 말부터 신종 플루에 대해 일반 계절독감 수준의 관리 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이종구 본부장은 21일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해 국가전염병 위기 단계를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며 “경계 단계에서는 기존의 검역·격리 중심의 봉쇄·차단 정책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 아래 환자 조기치료에 중점을 두는 피해 최소화 정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격리 중단이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당분간 현행 입원 격리 치료 방식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 판단 아래 격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 강제 격리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지역별로 격리병상이 부족해 확진 이후 3, 4일이 지나 격리되는 경우가 있다”며 “지자체의 역량에 따라 점차 자가 격리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격리 없이 집에서 치료받도록 한다는 뜻이다. 이외에 학교 등에서 집단 발병하면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전부 검사하지 않고 일부만 표본검사하기로 했다. 확진 검사에는 1인당 12만원이 들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검역질문서를 쓰게 하고 이들을 추적조사하던 방식을 바꿔 미국 등 11개국 입국자만 관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확진환자에게는 증세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모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투여했다. 집단 발병한 경우 감염이 우려되는 사람에게도 일부 복용토록 했다. 그러나 이르면 다음 달 말 계절독감 수준으로 관리체계가 바뀌면 확진환자 중 중증 환자에 대해서만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투여한다. 정부가 비축한 타미플루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환자 90% 정도는 타미플루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안혜리 기자 [감염내과 교수와 함께하는 신종플루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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