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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G 반도체통합 제자리걸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반도체 문제를 놓고 현대.LG 두 그룹이 3일의 구조조정안 발표 이후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아 벌써부터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반도체를 통합한다' 는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정몽헌 (鄭夢憲) 현대 회장과 구본무 (具本茂) LG 회장은 지난 2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양측 경영진이 배석한 가운데 담판했으나 서로가 '경영권 확보 (현대)' 와 '공동경영 (LG)' 이란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협상이 무산됐다.

또 손병두 (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이 3일 오전 두 회장을 잇따라 접촉한 뒤 '양사를 일원화해 운영하되 지분비율은 계속 논의하기로 한다' 는 내용의 발표문안을 작성했으나 오후 발표 직전 두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다시 '양사는 일원화를 위한 지분비율을 계속 논의하기로 한다' 는 어정쩡한 형태로 바꿨다는 것.

특히 LG는 3일 저녁부터 각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양사의 통합을 기정사실화하지 말고 '통합추진' 정도로 써달라" 고 당부, 사실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현대도 한때 내부적으로 타협안이 제기됐으나 정주영 (鄭周永) 명예회장이 '양보하지 말라' 는 뜻을 전해와 기존 입장을 고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반도체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LG 두 그룹은 총수 회동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재훈.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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