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웟슨의 송곳샷 비결은 “단단한 하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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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었다면 두 달 뒤 환갑 잔치를 하게 될 나이인 톰 웟슨.

이번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 참가자 156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그가 어떻게 빼어난 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시니어 아마추어 골퍼들도 희망을 가질 만하다.

웟슨은 이번 대회 전체 평균(289야드)보다 긴 295야드의 드라이브샷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건 허수가 있다. 실제 그의 드라이브샷 거리는 젊은이들을 넘지는 못한다. 링크스는 페어웨이가 딱딱해 런이 많은 데다 다른 선수들은 벙커나 러프가 무서워 드라이버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웟슨은 정확한 드라이브샷으로 이를 극복하고 아들뻘 되는 선수들을 이겼다.

최상호 프로는 웟슨의 정교함의 비결을 “단단한 하체”라고 분석했다. 골퍼라면 나이가 들어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하체는 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웟슨은 “오른쪽 무릎이 파워의 핵심”이라는 팁을 줬다. 오른 무릎이 왼발 쪽 지면으로 파고드는 느낌으로 턴하면서 다운스윙을 해야 거리와 정확성을 얻는다고 했다.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은 “웟슨은 헤드스피드와 공의 캐리는 적지만 많은 런이 나왔다”면서 “시니어 골퍼는 다운스윙을 완만하게 하고 공이 너무 뜨지 않게 클럽 피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공 요소는 하이브리드였다. 박원 위원은 “일반적으로 50대 이상 골퍼는 7번 아이언보다 긴 아이언은 하이브리드로 바꾸면 타수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웟슨은 3퍼팅이 하나도 없었다. 1, 2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웟슨의 퍼팅이면 타이거 우즈에게도 이긴다”고 말했고 실제 이겼다. 아마추어 시니어 골퍼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헤드 스피드는 줄지만 퍼팅에 필요한 정도의 스피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윤수 프로는 “퍼팅에 대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는 경험이다. 골프에선 경험이 젊음을 이길 수 있다. 최상호 프로는 “웟슨은 골프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은 “나이가 들면 현명해지고 욕심을 버리기가 젊은이보다 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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