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고리사채' 몰려 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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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학생이 고리의 사채를 빌려쓴 뒤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를 갚기 위해 강도를 하다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4일 가스총 복면강도를 한 혐의 (강도상해) 로 대학생 權모 (23.서울동대문구휘경동)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S대 음대 3학년에 재학중인 權씨는 이날 오전 11시20분쯤 돈을 빼앗기 위해 서울송파구방이동 李모 (44.여) 씨의 아파트에 복면을 한채 가스총을 들고 들어갔다가 반항하는 李씨와 시어머니 (72) 등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다.

權씨는 李씨의 비명소리에 놀라 문이 열린 근처의 다른 아파트에 숨어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성악을 공부하는 權씨는 지난 7월초 테너의 성악곡전집 레코드와 컴퓨터 소모품 등을 사기 위해 지역 생활정보지 광고를 보고 서울강남구역삼동 사채업자를 찾아가 1백만원을 빌린 뒤 이자가 급증하자 이를 갚기 위해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權씨는 경찰에서 "처음엔 이자부담이 그처럼 큰 줄 모르고 10일에 10%씩 이자를 주기로 했는데 갚을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임시로 다른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려 빚을 갚게 됐다" 며 "이런 식으로 여덟차례 빌리고 나니 당초 1백만원이었던 빚이 2개월만에 6백만원으로 불어났다" 고 말했다.

경찰은 權씨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들이 부당이득을 챙겼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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