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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무살을 울린 책]21명 젊은 날의 독서체험소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바야흐로 책을 벗삼기에 좋은 등화가친 (燈火可親) 의 계절. 시대는 여전히 암울하나 난관을 극복하는 지혜는 역시 책에 있다.

그것이 개인적인 것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때마침 국내 저명인사 21명이 젊은 날의 독서편력을 털어놓은 '내 스무살을 울린 책' 이 나왔다 (작가정신刊) .오늘의 그들을 있게 한 책과 그에 얽힌 추억이 진솔하게 그려졌다.

정호승 시인은 남들에게는 없는 '서정주 시집' 을 갖고 있다.

군대 시절 친구로부터 빌린 미당 시집을 일일이 노트에 베껴 쓴 것. 그리고 대시인에게서 배운 우리 시의 운율과 가락. 졸업 전 문단에 데뷔하려 자진 선택한 군대였지만 그의 남은 인생을 확정짓는 전환점이 됐다.

박원순 변호사는 김동리의 소설 '사반의 십자가' 를 잊지 못한다.

지난 75년 '김상진 열사 추도식' 에 참여한 이유로 서울대 1학년 때 제적당하고 영등포 구치소에서 만난 작품. 로마의 변방 식민지에서 태어나 조국 해방을 위해 노력하다 십자가에 매달린 사반의 행적은 그가 유신독재에 저항하는 버팀목이 됐다.

이어지는 소설가 박완서, 문학평론가 김윤식.이남호, 만화가 박재동, 영화평론가 정성일, 환경운동가 최열씨 등의 사연. 책이 인생의 나침반이라는 점을 확연하게 보여준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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