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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3.3㎡당 1200만원대 분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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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 강남권의 보금자리 주택이 3.3㎡당 1300만원 이내에서 분양될 전망이다. 인근 아파트 매매가의 절반 수준이어서 실수요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대한주택공사가 9월 사전청약제로 분양하기 위해 최근 마련한 보금자리지구 개발 계획안에 따르면 강남지구(강남구 세곡동)의 조성 원가는 3.3㎡당 767만원이다. 본지가 이 조성 원가를 바탕으로 분양가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용적률(땅 면적에 대한 지상 건축연면적, 190%)과 주공의 예상건축비(3.3㎡당 500만원)를 적용하면 직접 분양가는 3.3㎡당 900만원가량 된다. 이처럼 건설원가가 싼 것은 사업지의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어서 땅값이 싸게 먹힌 데다 도로 등 기반설치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또 택지개발지구보다 용적률을 더 높여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주택공사 관계자는 “예상치 못하게 늘어나는 사업비와 금융비용, 일반관리비 등을 포함하더라도 3.3㎡당 1200만원대는 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분양한 은평뉴타운의 같은 주택형과 비슷하고 인근인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인 3.3㎡당 26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강남구 전체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3000만원 선이다. 서초지구의 분양가도 강남지구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범지구 보금자리 주택을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15~20% 싸게 분양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실제 분양가는 이보다 더 많이 떨어지는 셈이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강남권에서 보금자리 아파트가 이처럼 싸게 나온다면 청약저축통장에 가입한 무주택자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단지가 계속 분양될 경우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를 억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 원흥지구와 하남시 미사지구 보금자리 주택은 3.3㎡당 900만원 이하에 분양된다. 원흥지구에서 가까운 고양 행신2지구와 미사지구 옆 강일지구의 새 아파트 매매가가 3.3㎡당 1300만원 선인 점을 고려하면 시세보다 30% 정도 싼 셈이다.

9월 시범지구 4곳에서 나올 사전청약물량은 전체 분양주택 1만9237가구의 80%인 1만5390가구로, 모두 청약저축 가입자들에게 공급된다. 나머지 20%는 내년 하반기 분양될 예정이다. 한편 시범지구에 들어설 중대형 민간주택 1만5000여 가구는 내년 하반기부터 청약예금 가입자들에게 공급된다.

안장원 기자

◆보금자리 주택=보금자리지구 내에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말한다. 일반 분양주택뿐 아니라 임대도 포함된다. 보금자리지구는 기존 신도시·택지지구와 같은 방식으로 개발되지만 이들보다 서울 도심에 가깝고 분양가를 낮춘 주거지다. 서울 강남(세곡동 일대), 서초(우면동 일대), 하남 미사, 고양 원흥지구가 시범지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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