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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철] ‘기정떡’ 쌀+술로 빚어 푹신·쫄깃 여름철 별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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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사평기정떡집’(사진)은 전남 화순군 남면 사평리라는 시골에 있지만, 요즘 하루에 1.4t(20㎏짜리 70포대)의 쌀을 빻아 떡을 만들고 있다. 주인 구경숙(51)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기정떡 주문이 전국 각지에서 밀려들어 하루 평균 700여 곳에 택배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이어 3대째 기정떡을 만드는 구씨는 “옛날에 기온이 높은 남쪽 지방에서 만들어 먹던 전통 발효 떡인데, 화순 것이 특히 맛있어 지역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화순군에는 기정떡 전문 떡집만도 10여 곳이 있다. 기정떡은 여름에 더욱 맛있고 빛을 보는 전통 절식(節食)인 ‘술떡’ ‘증(蒸)편’의 전라남도 방언이다. 지방에 따라 기증떡·기주떡·기지떡·벙거지떡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떡은 옛날 조상들이 여름철에 빨리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누룩을 넣어 빚은 데서 시작했다. 멥쌀가루를 막걸리를 섞은 뜨거운 물로 반죽, 시간을 두고 부풀린 다음 틀에 넣고 찐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아 쌀가루처럼 하얗다. 웃고명으로 대추를 썬 것이나 건포도 등을 간단히 얹기도 한다. 카스텔라 빵처럼 부드럽고 푹신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난다. 요즘은 효모를 함께 쓰는 방식으로 막걸리의 양을 줄여 술 맛이 강하게 났던 단점이 거의 사라졌다.

기정떡은 밀가루가 아니라 쌀가루로 빚고 발효시킨 것이라 한여름에도 잘 쉬지 않을 뿐 아니라 소화가 잘 된다. 또 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당하다. 전완준 화순군수는 “기정떡이 ‘화순’을 전국에 알리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며 “웰빙 트렌드에 맞춰 향토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가격은 보통 가로·세로 10㎝짜리 24조각이 든 상자는 업소에 따라 7000~8000원, 36조각이 담긴 상자는 1만~1만2000원이다. 문의는 화순군청 농식품지원과(전화 061-379-3661~3)에 하면 된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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