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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도 냉동실 … 세균은 기다리죠, 우리의 방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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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한번 청소, 냉장실 온도 5도 이하로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우리 국민이 식품 안전에 민감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집에선 대체로 무신경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소비자시민모임이 최근 전국의 주부 2000명을 대상으로 냉장고 사용 실태 조사를 했다. 여기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식품이 안전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65%에 달했지만 한 달에 한 번 이상 냉장고 청소를 하는 주부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박경채 교수는 “매달 한 번씩 냉장고를 청소하고 냉장실 온도를 5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며 “조리하지 않은 식품은 냉장실 아래쪽에, 조리식품은 위쪽에 보관하면 냉장고 안에서 식품끼리의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냉장고 청소는 ①떼어낼 수 있는 선반 등은 전부 분리한 뒤 세제를 사용해 깨끗이 씻는다 ②냉장고 내부의 얼룩을 행주로 닦는다 ③세제를 묻힌 행주로 닦아낸 후 젖은 행주로 세제를 잘 닦는다 ④마른 걸레질을 한다.


음식 70도로 3분 이상 익힌 뒤 먹어야

식중독균·부패균(세균·바이러스 등)은 열에 약하다. 섭씨 70도로 3∼4분만 가열해도 대부분 죽는다. 내열성이 강한 황색포도상구균의 독소 정도만 온전하다. 냉장고의 낮은 온도에서 식중독균은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상태다. 증식 속도가 매우 느려진다.

신구대 식품영양과 서현창 교수는 “열(熱)은 식중독균을 사멸시키지만 냉(冷)은 죽이지는 못한다”며 “냉장고에 보관한 우유가 며칠 지나면 시큼해지는 것(부패균의 증식으로)은 냉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냉장고에 보관한 식품이라도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해야 한다. 또 70도의 열로 3분 이상 재가열한 뒤 섭취한다.

심지어는 -18도의 냉동실 안에서도 세균은 거뜬히 살아남는다. 냉동실에 둔 식품을 꺼내 먹을 때는 냉장실이나 전자레인지에서 해동해야 한다. 흐르는 물이나 상온에서 녹이면 도중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캔 제품은 개봉 즉시 다른 용기에 보관을

시리얼은 개봉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화랑곡나방 등 벌레가 침투할 수 있다. 쌀에서 쌀벌레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안산1대학 식품영양과 정진은 교수는 “시리얼을 개봉한 뒤엔 밀봉해 보관하거나 별도의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백질 식품인 햄·소시지는 세균에도 훌륭한 먹이다. 요리하고 남은 햄·소시지는 잘라낸 자리에 식초(살균 효과)를 묻힌 뒤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자른 곳에 버터를 발라두면 말라붙지 않는다. 버터는 산패(지방의 산화)를 막으려면 랩 등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두 달은 보관이 가능하다. 참치캔 등 캔제품은 개봉 즉시 다른 용기에 옮긴다. 공기에 노출되자마자 캔의 부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캔에 그대로 두면 음식에서 쇳가루 냄새가 난다. 골뱅이·옥수수·콩 통조림은 즙을 따라 내고 건더기만 찬물에 헹궈 보관한다. 과일 통조림은 즙과 함께 보관해도 괜찮다.

먹다 남은 과자는 병·진공 팩에 넣은 뒤 각설탕 한 개를 추가한다. 각설탕이 습기를 빨아들여 과자가 눅눅해지지 않는다. 큰 페트병에 담긴 탄산 음료가 남으면 뚜껑을 꼭 닫은 뒤 거꾸로 세워둔다. 그러면 ‘김’이 빠지지 않는다. 위로 올라가려는 탄산가스의 성질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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