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의 고전 '세컨드'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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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주인공의 심리처럼 비스듬한 카메라앵글의 불안스런 교차편집, 화면 구석으로 등장인물을 몰아버리는 비대칭의 장면구성, 멀쩡한 얼굴과 방이 일그러져 환각처럼 보이도록하는 어안렌즈의 효과, 이렇다할 설명없이 마치 수수께끼처럼 풀어나가는 이야기 구조, 막판의 섬뜩한 반전 (反轉) .

여기에 실제로는 불가능한 의학기술을 천연덕스레 극의 핵심장치로 도입한 것까지 합하면,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의 66년작 '세컨드 (Seconds)' 는 "스릴러란 이런 것" 이라고 말하는 듯 이 장르의 온갖 요소를 한데 모아 보여준다.

줄거리는 중년의 은행가 아서에게 죽은 줄 알았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면서부터. 낯선 건물에 자리한 이상스런 회사는 아서에게 현재의 삶을 사고사인양 꾸며 끝내고, 성형수술로 다시 젊음을 되찾아 제2의 인생을 사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하는데…. 록 허드슨과 존 랜돌프가 늙은 아서와 젊은 아서를 각각 연기한다.

흑백인데다 60년대 전성기를 보낸 존 프랑켄하이머를 젊은 영화팬들이 거의 모르는 탓에 큰 소문은 없지만, 스릴러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비디오. CIC 출시.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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