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당선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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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회창총재는 "여야가 마음을 터놓고 정국을 걱정하는 영수회담 자리는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는 말로 영수회담을 제의했다.

"여당이 야당을 동반자로 대우한다면 국정에 적극 협조하겠다" 면서 인위적 정계개편의 즉각 철회도 촉구했다.

- 소감은.

"여당의 야당 파괴공작이 심해지고, 나라 형편이 어려운 때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

- 여권이 추진하는 10월 경제청문회에 대한 견해는.

"정치보복적 차원의 사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정치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여야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

청문회 역시 정략적 목적이 돼선 안된다. "

- 낙선 후보들의 당내 비주류 역할을 수용할 것인가.

"민주주의 정당에 비주류는 있게 마련이다.

당권 - 비당권파 식의 대립적인 구분은 곤란하지만 당의 발전을 위한 비주류라면 인정하고 협조하겠다. "

- 여권의 의원 빼내기를 어떻게 보나.

"야당을 파괴해 정계개편하려는 비민주적 발상을 여당이 먼저 포기해야 한다.

당의 정체성을 공고히 함으로써 소속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우리 당만이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겠다. "

그의 정계일선 복귀는 대선 패배 후 9개월만. 지난해 11월 민주당과 합당하며 조순 (趙淳) 씨에게 넘긴 총재직을 되돌려받기까지는 10개월이 걸렸다.

대선 이후 그의 행보는 정치적 재기를 위한 걸음이었다.

캠프 사무실을 계속 운영했고 지난 3월부터 총재 복귀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합당 당시 2년 임기를 보장했던 조순 전총재를 비롯한 당권파와의 끊임없는 마찰, 7.21 종로 보선 불출마선언에 따른 비판 등 정치적 난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소속의원.위원장들의 전폭적 지지에다 김윤환 (金潤煥) 전부총재 - 이기택 (李基澤) 전총재권한대행과의 3각연대를 이끌어내 당권 재탈환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대선무대가 아닌 협상과 투쟁의 파트너로 김대중 대통령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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