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정태 신임 주택은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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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김정태 (金正泰) 신임 주택은행장은 29일 오전 행장으로 선임되던 때 동원증권 사장실에서 짐을 싸고 있었다.

자신의 선임과정에서 말이 있던 점에 대해 金행장은 잠시 난감해하는 표정을 짓다가 "서로 대화로 풀면서 일하면 되지 않겠나" 라고 가볍게 넘겼다.

은행장으로서의 경영계획을 묻자 "지금은 상식선에서 말할 수밖에 없다" 면서도 종이와 펜을 꺼내들고 그림을 그려가며 '브리핑' 에 열중할 정도로 강한 의욕을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누가 추천했는가.

"잘 모르겠다. 2차 추천위원회 때 불려가 그 자리에서 위원들과 처음으로 명함을 교환했다. 그때 면접시험 치르듯 장시간 얘기를 했다."

- 은행을 경영하면서 어떤 점에 비중을 둘 것인가.

"우선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겠다. 이는 주택은행이 전체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든지 상관없이 내부 구조조정으로서 꼭 필요하다.

여기에 성공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또 대출채권의 유동화에 적극 나서겠다. 과거 연 8%짜리 대출채권을 연 13%로 매각하면 금리손실을 본다고도 하지만 어차피 조달비용은 부담해야 한다.

실세금리로 과감히 유동화하겠다."

- 은행합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어떻게 할 계획인가.

"정한 바 없다. 합병은 임직원들의 컨센서스를 구해 은행 스스로 결정하겠다. 먼저 은행의 진로를 정해야 한다.

주택금융과 이에 부수되는 소매금융을 전담하는 은행으로 커나간다면 규모를 키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금융을 포함해 모든 은행업무를 두루 하려면 아무래도 규모의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 정부지분이 있는데 은행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는가.

"부실은행이라면 몰라도 주택은행은 국제결제은행 (BIS)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어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은행의 뜻과 어긋나게 합병을 요구하지는 못한다."

- 은행장으로 너무 젊다는 지적도 있는데.

"33세때 월급쟁이 상무가 됐을 때도 과장보다 나이가 어렸다. 18년간 그런 생활을 해왔다.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면서 일하면 그런 것쯤은 문제가 안된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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