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통해 배우는 '세상읽기' 매뉴얼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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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신문을 통해 아이들과 세상여행을 다녀오세요 - ." 제주의 한 여교사가 두 자녀와 함께 신문을 통해 배우는 '세상읽기' 매뉴얼을 만들었다.

제주시 대기고 홍정숙 (洪貞淑.35) 교사와 아들 양영조 (梁榮祚.10.제주서초등교 4) , 딸 진영 (眞榮.7.제주서초등교 1) 양이 공저로 만들어낸 신문활용교육 (NIE) 지침서의 제목은 '영조랑 진영이랑' .

지난해 3월이후 1년여간 집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신문에서 세상을 읽는 주제와 소재를 발견, 신문을 오려내 붙이면서 아이들이 직접 써내려간 작품들을 모은 것. 아이들이 자기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창의성을 길러주고자 같이 놀다 보니 (?) 한권의 책으로 묶였다는 설명이다.

엄마.아빠가 집안에서 손쉽게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초등학교 1~6학년까지 매 학기 교과별 학습방법도 소개해 놓았다.

올 연초 제주시내 한 단체에서 주부등을 상대로 강의를 하며 자료로 썼지만 자료복사를 요구하는 성화가 많아 아예 책으로 펴냈다.

물론 그렇게 엄마와 같이 어울려 놀던 영조.진영이도 달라졌다.

학교성적이 부쩍 오른 것은 물론 내성적이었던 아이들이 매사에 적극적으로 바뀌고 이제는 엄마.아빠가 우물쭈물하는 세상얘기를 자세한 예를 곁들여 설명해줄 정도다.

그래선지 동료교사인 남편 양종택 (梁宗澤.40.오현고교사) 씨는 그저 대견스럽기만 할 뿐이다.

이제는 梁씨도 아내와 함께 '남자 어른' 의 전유물처럼 생각됐던 신문이 아닌 가족의 대화창구로 '신문' 을 보고 있다.

학교에서 지리교과를 맡고 있는 洪교사는 대기고의 열린 교육을 주도, 지난 4월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현장에 배석하기도 했다.

86년 이화여대 졸업후 지금까지 대기고에 재직중인 그녀는 최근에는 전국 교장단연수회등 각종 행사에서 창의교육을 알리는 명강사로 더 이름나 있다.

洪교사는 "여유를 갖고 한발 물러서 아이들이 혼자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엄마.아빠들을 위해 아이들과 책을 펴냈다" 고 말했다.

제주 =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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