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삼성 데니스, 외국인 최고 영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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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프로축구 수원 삼성 - 안양 LG의 대결이 벌어졌던 26일. 전반 4분여를 남겨놓고 0 - 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상황에서 LG진영 오른쪽 코너에 있던 삼성의 주공격수 데니스 (21)가 볼을 잡았다.

순식간에 무탐바 등 LG 수비수 3명이 둘러쌌지만 데니스는 신기에 가까운 발재간으로 이들을 제치며 문전까지 치고 나갔다.

비록 득점엔 실패했지만 관중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데니스는 올 시즌 들어 5골을 잡아내 팀 동료 미하이와 함께 득점 공동 2위를 지키고 있다.

어시스트 또한 4개로 삼성을 선두로 이끈 최고 수훈선수다.

데니스는 1m76㎝.76㎏의 균형잡힌 체격에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현란한 드리블과 파워 있는 슈팅이 특기다.

이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골을 넣으면 두 팔을 번쩍 들고 온몸을 흔들어대는 동작이 특이해 '개구쟁이' 란 별명이 붙었다.

삼성 김호 감독은 "데니스가 정열적인 성격 탓에 가끔 자제력을 잃고 무리한 드리블을 한다" 고 지적했다.

철 (?) 만 좀 들면 나무랄 것이 없다는 칭찬인 셈이다.

95년 18세인 데니스를 10만달러 (당시 약 8천만원) 의 헐값에 들여온 삼성은 최근 고민에 빠져 있다.

데니스와의 계약기간이 내년에 끝나므로 재계약을 서두르고 싶지만 데니스가 워낙 거물로 커버린 탓이다.

외국팀으로 보낸다면 거액의 이적료를 챙기기야 하겠지만 내다 팔기는 아깝고 끌어안기엔 연봉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가대표선수인 데니스는 지난해 프랑스월드컵 예선 스웨덴전에서 3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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