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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캘리포니아 와인과 한국음식 궁합 연구하고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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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로마네 콩티를, 화요일에 샤토 라투르 와인을 마셨다면 수요일엔 로버트 몬다비 와인을 찾게 하는 게 우리의 최종 목표입니다.”

미국 유명 와이너리 ‘로버트 몬다비’의 와인 메이커 구스타보 곤잘레스(39ㆍ사진)의 말이다. 지난 13일 한국을 찾은 그는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국 기자들과 모임을 가졌다.

와인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캘리포니아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1966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에 와이너리를 설립한 그는 당시 걸음마 수준이던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을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저온 숙성,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유기 농법, 환경 친화적 병 모양을 소개하는 등 그의 도전과 노력은 많은 개혁과 새로운 유행을 불러왔다. 대중에게 와이너리를 개방, 현장에서 테이스팅을 경험하게 하는 ‘와이너리 투어’도 그가 적극적으로 펼친 사업 중 하나다.

로버트 몬다비는 현재 미국 와인을 대표할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와이너리다. 특히 대표급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는 그 품질을 인정받아 4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의 와인은 집중감과 구조감이 있으면서도 균형감이 좋아 마시기 쉬운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소비뇽 블랑은 미네랄, 배, 재스민 차, 열대과일 향이 뛰어납니다. 미디엄 보디의 부드럽고 긴 여운이 특히 매력적이죠.”

이 회사에서 소비뇽 블랑은 ‘퓌메 블랑’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달고 판매된다. 몬다비는 애초에 구대륙(유럽) 소비뇽 블랑과는 다르게 스모키한 소비뇽 블랑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래서 불어로 ‘스모키’란 뜻의 퓌메를 붙인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순수한 소비뇽 블랑 자체의 맛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몬다비를 존중하는 뜻에서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 와인을 처음 접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회사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10만원 이하 와인을 요청했고, 곤잘레스는 ‘로버트 몬다비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06’을 추천했다. 로버트 몬다비의 대표 품종이라 할 수 있는 카베르네 소비뇽은 힘 있고 달콤하면서도 강한 타닌을 지니고 있다. 블랙베리, 카시스, 신선한 허브 향이 특징.

곤잘레스의 이번 방문은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가 한국 시장에 특히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본사 교육담당 부사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 수입 업체인 신동와인은 로버트 몬다비의 레드·화이트 와인과 불고기·김치·전 등을 기본으로 한 한국 음식의 마리아주(궁합)를 기획했다. 당시 부사장은 “캘리포니아 지역 카베르네 소비뇽과 한국 음식이 매우 잘 어울린다”며 흥미로워 했다.

올해는 직접 와인을 만드는 곤잘레스가 한국 소믈리에들과 ‘한국 음식과 로버트 몬다비 와인의 마리아주’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와인이 한국 소비자의 취향과 식습관을 연구하고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소식이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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