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문화센터 누드 크로키 실연회에 비난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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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 백화점 문화센터가 일반인 구경이 가능한 남녀 모델 누드 크로키 실연회를 갖기로 해 뜨거운 관심과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누드 크로키는 가끔 열리긴 하지만 일반인 공개가 거의 없고 남자 모델이 출연하는 것도 드물기 때문이다.

크로키는 스케치처럼 빠르게 그리는 그림. 광주 현대백화점이 문화센터 아트갤러리의 새 단장 기념으로 오는 25~27일 열기로 한 누드크로키 실연회에서는 작가 7명이 사흘간 여자 - 남자 - 외국인 여자 순으로 매일 한명씩 출연한 누드모델을 보며 크로키작업을 하고 일반인도 5천원만 내면 이 작업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26일 남자 누드모델이 나오는 날에 대한 관심은 특히 높아 벌써부터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행사 진행자인 장현우 (張賢佑.36.조선대미술과 강사) 씨는 "공개 누드크로키 실연회 무대에 남자모델이 서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 이라며 "광주에 단 한 명뿐인 남성누드모델을 초청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 (性) 을 상품화한다" 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성희 (金聖姬) 녹색소비자연구원장은 "보통 사람에게는 '누드 쇼' 에 불과하다" 며 "예술을 가장, 눈요기거리를 만들어 백화점에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박현아 (朴睍雅) 주임은 "화가가 풍경화를 그리는 모습을 옆에서 구경하는 것처럼 이해하면 아주 자연스러운 이벤트" 라며 "성적 호기심에 의한 관람을 막고자 돈을 받기로 했다" 고 밝혔다.

한편 광주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여성누드 크로키 실연회를 열었으나 작가들만 참여시켰었다.

광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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