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스포츠 캠프에 몰리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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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38·대치동·여)씨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테니스 캠프에 보내기로 했다. 김씨가 아이를 영어캠프나 수학 선행학습 학원을 보내지 않고 스포츠 캠프를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유학에 대비해서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트렌드 바뀌는 올 여름캠프
“외국에서는 테니스나 골프가 대중 스포츠잖아요. 외국 대학을 다니는 조카가 운동을 잘해야 친구 사귀기도 쉽고 적응하기 수월하다며 꼭 배워두라고 당부하더군요.” 최근 엄마들이 소위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 테니스나 골프, 승마 같은 스포츠 캠프를 보내려는 이유다. 공부만 잘해서는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하기 힘들다는 것. 본격적인 입시 준비 전에 미리 사교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를 가르치려는 것이다.

최근 2~3년 사이 고급 스포츠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크게 늘면서 올 여름 캠프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영어캠프를 진행하던 업체들이 스포츠캠프를 개설하기 시작한 것. W호텔 박부명 대리는 회원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올해 처음으로 영어캠프 대신 테니스 캠프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3년째 골프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해비치 호텔 김은하 대리는 골프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기려고 하면서 매년 참가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의 스포츠 캠프 호응 좋아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승마캠프는 제주도를 비롯, 전국 각지에서 약 30개 업체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찾아가는 승마교실’ 김주영 이사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승마를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이 소개되면서 가족 대상 승마캠프가 많이 생겨났다”고설명했다. 그는 “승마는 온 몸을 사용하기 때문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학생들의 건강 회복과 공부할 때 필요한 바른 자세 습득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상대방의 공이 어떻게 날아올지, 나는 어떻게 공을 쳐야 할지 끊임없이 생각해. 라켓을 좀 더 멀리 잡고 몸의 반동을 이용해 스트로크를 날려보자. 그렇지!” W호텔 테니스 캠프 유진선(47) 감독은 아이들에게 1:1 레슨을 하며 테니스 기본기는 물론 게임의 규칙, 매너 등을 세심하게 가르친다. 아이들은 강습 후 호텔 내 스파에서 근육 마사지와 건강검진을 받는다.

제주 해비치호텔 골프캠프 강사 박현순(37)프로는 “또래 친구들과 라운딩을 하며 골프를 하다 보면 문제해결 능력과 집중력도 저절로 향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학교 2학년 아들을 골프캠프에 보낸 김지연(44·동부이촌동·여)씨는 “프로그램도 체계적인데다 프로골퍼와 직접 라운딩을 할 수 있어 아이가 좋아했다”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맨십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비싼 비용은 부담  
그러나 비용은 부담스러운 편. 고급 호텔에서 진행되고 프로 출신의 전문 강사들이 1:1 또는 소수정예 지도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W호텔 박대리는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지만, 호텔에서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와 건강검진, 직업탐방등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포함돼 한 번쯤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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