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 폭우' 오늘 또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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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집중호우가 주춤하더니 이번엔 3호 태풍 '페니' 가 거대한 저기압으로 변하면서 중국 양쯔강 유역을 거쳐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

하루에 1천1백㎞를 이동하는 빠른 속도다.

게다가 지난 7, 8일 서울에 4백㎜ 안팎의 폭우를 퍼부어 중랑천을 범람위기로 몰아갔던 2호 태풍 '오토' 와 비슷한 이동경로를 따르고 있어 호우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0일 오후 중국에 상륙한 뒤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한 태풍 페니가 양쯔강 유역을 거치면서 거대한 저기압 덩어리로 변했다" 며 "저기압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온 비구름이 남서기류를 타고 한반도에 도달하는 14일 오후부터 비가 시작돼 집중호우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페니는 오토와 유사한 점이 많은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동남아 해상에서 발생해 중국 남동지역에 상륙할 당시 중심기압이나 최대 풍속 등 위세가 거의 비슷했으며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된 뒤 양쯔강 유역에 있던 비구름과 만나면서 거대한 저기압을 형성했다는 점이 오토를 꼭 빼닮았다.

하지만 페니가 자리잡은 양쯔강 유역을 중심으로 고온다습한 공기 덩어리가 형성돼 있어 오히려 한반도에 미칠 영향면에서 오토보다 더욱 세며 비가 내리는 기간 역시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고 기상청은 우려했다.

문제는 페니가 만든 저기압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온 비구름이 서해를 건너오면서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비구름이 한반도의 불안정한 대기와 만날 경우 세력이 강해져 곳에 따라 많은 비가 내리는 국지성 폭우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페니가 몰고올 중국 양쯔강 지역 저기압대가 한반도를 완전히 통과하게 되는 오는 17, 18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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