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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배추야 나도 끼워줘… 별난 채소 해외서 왔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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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새싹 야채', '맛고추', '오크립'….

요즘 식품 매장에 가면 이름과 생김새가 낯선 채소들이 적지 않다. 단맛 나는 고추가 있는가 하면 주스를 해 먹는 감자도 있다. 이들 채소는 대부분 경기도나 제주도 등 국내에서 기른 것이다. 하지만 품종은 외국산이다. 외환위기 직후 국내 종묘회사를 사들인 외국업체들이 국내에 들여왔다.

무.배추.오이 등 토종 채소의 종자 수요가 늘지 않아 외국 종묘회사들이 앞다퉈 국내 농가에 퍼뜨린 것이다.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에선 이런 채소를 '이색 채소'라고 부른다.

현대백화점 채소담당 바이어 이창현 주임은 "이색 채소의 매출은 전체 채소 매출의 5%이지만 이런 채소들이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색 채소는 크게 ▶새싹▶ 생식용▶ 쌈 채소 등으로 나뉜다.

?새싹 채소=씨앗을 발아해 갓 나온 싹으로 완전히 자란 채소에 비해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콜리.적양배추.유채 등 잎을 먹는 것과, 무순.콩나물.메밀 등 줄기를 먹는 것이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00g 들이 봉지에 여러 새싹 채소를 담아 2200원에 판다. 주로 샐러드용과 비빔밥용으로 쓰인다.

?생식용 채소=보라색 감자와 단맛 나는 단고추가 대표적이다. 단고추는 샐러드나 생식용으로 많이 팔린다. 신세계 이마트는 100g당 700원에 판다. 보라색을 띠는 컬러 감자는 갈아 먹거나 샐러드의 색을 내는데 쓰인다. 감자는 날로 먹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 인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컬러 감자 한 봉지(800g)를 3000원에 판매한다.

?쌈 채소=치커리.케일.샐러리 등 알려진 채소 외에도 적로메인.미니코스.비트채.토스카노.오크립.롤라로사 등 모두 50여 종류가 시중에 나왔다. 대표적인 이색 채소로 분류된다.

참나무(oak)의 잎을 닮은 오크립은 상추의 한 품종이다. 맛은 상추와 비슷하지만 담백하다는 소비자의 평가를 받고 있다. 상추와 배추를 절반씩 닮은 로메인은 로마의 영웅 시저가 즐겨 먹었다고 해서 '시저스 샐러드'로도 불린다. 포기채로 옆으로 뉘어 썬 것은 샐러드로 쓰인다. 잎은 쌈용으로 팔린다.

브로콜리의 일종인 토스카노는 채소 가운데 영양가가 높은 편이다. 레드치커리는 약간 쓴맛이 난다. 곱슬겨자잎은 일본 서부지역에서 나는 절임용 채소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 수도권 식품매장에선 다양한 쌈채소를 100g당 1200원에 판다.

한편 LG마트와 LG슈퍼마켓은 이런 이색채소들을 친환경 농산물과 함께 전시판매하는 '웰빙 존'을 운영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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