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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연세대 '이승만 문서' 공동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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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1운동에서 대한민국 건국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는 이승만 (李承晩) 박사 관련 미공개 문서들이 자료집 형식의 책으로 엮어져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광복절인 15일 모두 18권으로 영인 출간되는 '우남 이승만문서' (東文편)가 바로 그것이다.

중앙일보가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 (소장 柳永益) 와 공동으로 약 4년간 이화장 (梨花莊)에 소장돼 있던 국.한문 문서들을 정리해 펴내게 된 이 자료집에는 9편의 이승만 저작물을 비롯, 무려 5천여건에 달하는 현대사 관련 중요문서들을 담고 있다.

'우남 이승만문서' 에 수록될 대표적인 문서로는 3.1운동 당시의 각종 전단 (傳單).신문,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기의 각종 공사 (公私) 문서, 이승만의 독립운동본부였던 구미위원부 문서, 이승만이 김구 (金九).안창호 (安昌浩).이동휘 (李東輝) 등 현대사의 주역들과 주고받은 서한, 독립촉성중앙협의회.민족통일총본부 회의록 등 해방공간 관련 문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승만이 현대사의 주역들과 주고받은 서한이다. 1927년 1월 7일 윤치영 (尹致暎.초대 내무부장관) 이 이승만에게 보낸 서한은 그 시기에 벌써 이승만의 집권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서한에서 윤치영은 이승만에게 "앞으로 친부형 (親父兄) 으로 섬기겠다" 며 "독립 한국에서 집정관이나 천황 혹은 대통령과 같은 지위를 차지해야 한다" 고 건의했다.

이를 위해 ▶20만~3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고 1백만달러를 적립하며 ▶내지 (內地)에 기반을 닦되 이상재 (李商在).윤치호 (尹致昊) 등 4~5인을 각하의 후원자로 삼을 것이며 ▶전국 시.군의 명망가를 한 줄로 잇고 ▶동지회 (同志會)에서 대학을 세워 인재를 양성하며 ▶동아.조선일보의 주식을 매입해 이들 신문을 동지회의 선전기관으로 삼아야 한다는 등 나름대로 집권 계획을 제시했다.

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무부장을 지낸 조소앙 (趙素昻) 이 이승만의 비선 (비線) 으로 활약하던 1925년 당시 이승만에게 보낸 서한도 주목할 만하다.

그해 3월 임정이 이승만에 대해 대통령 면직 결정을 내리자 조소앙은 두달 뒤인 5월 16일 서한을 보내 ▶동지회 중심의 쿠데타 ▶동지회 세력의 확장을 통한 권토중래 ▶임시정부의 하와이 이전 등 대비책을 건의했다.

이동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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