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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에 300㎜ 폭우 집·농지 침수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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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국에 비 피해가 속출했다. 중부 지방에선 새벽부터 한나절 사이에 많게는 3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경기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에선 오후 6~7시 한 시간에만 53.5㎜(누적 강수량 223㎜)의 비가 내렸다. ▶서울 114.5㎜ ▶이천 304㎜ ▶용인 285.5㎜ ▶원주 192.5㎜가 왔다. 불어난 물로 주민과 차량이 긴급 대피하고, 농경지·도로가 침수됐다. 피서지에선 행락객이 고립되고 주요 행사가 취소됐다.

경기도 지역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날 오후 2시20분쯤 용인시 백암면 도로를 걷던 김모(9)양이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다. 앞서 오전 11시50분쯤엔 화성시 고잔리 39번 국도에서 승용차와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충돌하며 4명이 다쳤다. 경기도에선 주택 침수도 잇따랐다. 수원 130가구를 비롯해 광주·안산·화성·성남 등 9개 시·군에서 280가구가 물에 잠겼다.

농경지 침수 피해 역시 심각했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퇴촌면 일대 비닐하우스 67㏊와 논 64㏊ 등이 물에 잠기는 등 10개 시·군에서 경작지 4461㏊가 침수됐다. 충남 서해안 일대에선 당진(371㏊)·서산(210㏊)·태안(109㏊)·보령(9㏊) 지역의 논이 비 피해를 봤다.

강원도를 찾았던 행락객 100여 명이 폭우로 한때 고립되는 등 피서지 피해도 이어졌다. 횡성군 군내면 주청강 인근 펜션에 머물던 행락객 50여 명은 불어난 강물에 한때 고립됐다. 설악산·오대산·치악산 등 강원도 주요 국립공원 등산로는 이날 오전부터 입산이 통제됐다. 충남에선 11일 막을 올린 보령 머드축제의 각종 행사가 취소됐다.

전국에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30분쯤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 인근에서 김모(67)씨가 몰던 승용차가 집중 호우로 불어난 개울에 추락해 김씨가 숨졌다. 오후 5시15분쯤엔 평창군 봉평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에서 승용차 1대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춰 뒤따르던 차와 추돌, 운전자 김모(31)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권모씨(31·여) 등 4명이 다쳤다. 경북 영주시 영주동 서천교 인근 하천에선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기상청 서광신 예보관은 “12일 밤 남하한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면서 중부지방에 13일 오후 늦게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14일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말했다.

정선언·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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