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전설이 아니었다. 비록 낡은 필름으로나마 무용가 최승희를 접하고 학생들은 신기해했고 노인들은 감회에 젖었으며 전문가들은 감탄을 거듭했다.
"저런 예술가를 분단으로 잃게 되다니…. "
중앙일보가 독점 입수한 '사도성의 이야기' 독자초청 상영회가 열렸던 8~10일 오전의 호암아트홀에는 호우로 인한 최악의 교통상황 속에서도 8백여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 열기에 싸였다.
영화 상영 이후 본사에는 "귀중한 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며 감사를 전하는 독자들의 전화와 E메일이 끊이지 않았다.
최승희 춤동작을 연구해온 무용인들에게는 더욱 뜻깊은 기회였다.
창무예술원 김매자 이사장 (한국무용가) 은 단원들과 함께 첫날 영화를 관람한 후 "소장하고 있는 최승희의 30년대 미국공연 필름 속에는 민족적 색채가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며 "좀더 한국적으로 발전한 최승희의 모습을 보니 반갑다" 고 말했다.
마지막 상영일인 10일에는 '사도성' 의 연출자 정준채씨의 동생인 아동문학가 정근씨가 디스크 수술을 하루 앞두고 식구들과 함께 호암아트홀을 찾았다.
K일보 문화부에 재직중인 정씨의 아들 정철훈 기자는 "러시아 특파원 시절 큰아버지의 필름을 구하려고 무척 애를 썼으나 구할 수 없었다" 며 "중앙일보가 큰 일을 해주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고 감격했다.
영화 상영 사흘동안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과 박원홍 의원 등 정계 인사들과 최근 북한을 다녀온 영남대 유홍준 교수 등 많은 문화계 인사들이 다녀갔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