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는 단열팽창 거쳐 찬기류 만나면 호우로 돌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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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폭우를 몰고오는 구름은 왜 생기고, 이는 또 보슬비를 뿌리는 구름과는 어떻게 다를까.

구름이 수증기가 응결돼 생긴 '물방울들의 모임' 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평소에도 수증기는 꾸준히 증발되지만 항상 구름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 구름으로 변하더라도 먹구름일 때가 있는가 하면 깃털구름일 때도 있다.

수증기가 물방울 덩어리, 즉 구름이 되기위해서는 '단열 (斷熱) 팽창' 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공기 (수증기)가 상승하면서 주변의 압력이 줄어듦에 따라 팽창하는 것이 단열팽창. '단열' 이란 말은 주변과 서로 열을 거의 주고받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것.

단열팽창을 거듭하며 올라간 공기덩어리는 섭씨 2도 정도까지 온도가 떨어지면 응결된다. 이것이 구름.

이는 1회용 부탄가스를 빼서 쓸수록 부탄가스 캔속의 온도가 떨어져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 하지만 팽창한 공기덩어리라도 주변보다 온도가 낮으면 무거워져 다시 하강하기 때문에 구름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떤 구름은 깃털처럼 납작하고 어떤 구름은 두툼하며 시커멀까. 해답은 주변 공기의 안정성.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층 (氣層) 간 온도가 서서히 떨어진다면 '안정' 하다고, 반대로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오히려 역전되면 불안정하다고 표현한다.

흔히 기상예보중 "기층이 불안정해 비가…" 라는 표현이 대표적인 예. 안정된 기층에 구름이 있을 경우 이 구름의 온도가 주변 온도보다 낮다.

때문에 차갑고 무거워진 구름은 제대로 상승하지 못하고 옆으로 얇게 좍 퍼진다.

반면 불안정할 땐 산처럼 구름기둥이 커지는데 이것이 바로 폭우를 몰고오는 먹구름이다.

이 먹구름은 최근 중부지방 호우처럼 서늘한 북서기류를 만나거나 지리산 같은 큰 산을 타고 오를때 더 활성화돼 기세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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