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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 여우야…'도 일본동요라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 .' 어린시절 골목을 가득 채우던 노래다.

하지만 96년 가벼운 파문이 일었다. 누구나 전래동요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일본의 동요라는 논문이 나왔기 때문.

재일교포 3세 홍양자 (41) 씨의 주장이었는데 워낙 근거가 뚜렷해 국내 교육계는 할말을 잃었다. 더구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쎄쎄쎄/아침 바람 찬 바람에/울고 가는 저 기러기' 까지 일본 동요라는데야…. 우리 것은 왜 일본 동요에 밀려났을까. 광복절을 맞은 방송사로서는 좋은 소재다.

EBS와 KBS가 함께 달려들었다. 13~15일 오전10시 EBS - FM (104.5㎒) 의 '노래를 빼앗긴 아이들' , KBS - 1라디오 (AM711㎑.FM 97.3㎒)가 14일 오전10시5분 내보낼 '동심에 물든 일본 동요' 라는 타이틀로 말이다.

방송을 들으면 한국인으로서 심정이야 착잡하겠지만 우리 전래동요 중 어떤 것이 일본 동요인지 직접 듣고 확인할 수는 있다.

EBS는 한발 더 나아가 그렇다면 무엇이 정말 우리 전래동요이고 그 보존대책은 무엇인지를 짚는다.

'우리 것' 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것조차 남의 것이었던 현실. 개방을 앞둔 지금, 일본의 대중문화가 우리 속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을지도 짐작이 간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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