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제 대법관 임명제청자]청빈한 '향토법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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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사법부내 '청빈' 의 대명사로 통해온 향토 법관이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4일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제청된 조무제 (趙武濟) 부산지법원장은 93년 재산공개때 고위 법관 중에서 가장 적은 6천4백여만원 (현재 7천2백여만원) 을 신고, 지금까지 '꼴찌' 자리를 지키고 있다.

28년째 법관생활을 통해 모은 재산은 부산시동래구에 있는 26평짜리 아파트 한 채가 전부. 그의 청렴성을 말해주는 일화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94년 부산지법 수석부장에서 창원지법원장으로 승진했을 때 관행대로 직원들이 모아 건넨 전별금 5백여만원을 도서구입비로 기증했다.

게다가 그는 매달 4백여만원씩 나오는 판공비와 재판연구활동비마저 모두 총무과장에게 관리를 맡겨 직원들의 경조사비 등으로 쓴다.

창원지법원장 시절부터 비서실에는 법원내규로 배정된 5급 비서관 없이 여직원 한 명만 두고 있다.

국가예산을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법원장 시절 부장판사들이 함께 식사를 한 뒤 돈을 냈다가 후에 식사비가 담긴 봉투를 돌려받았을 정도로 계산이 철저하다.

趙법원장은 또 임관 이후 법관생활 대부분을 부산.대구 등 영남지역에서 보낸 대표적인 향토 법관. 법원 행정처와 서울지법의 화려한 주요보직을 거치지 않았다.

그는 고시 15, 16회는 물론 사시 1, 2, 3회를 제치고 파격적으로 대법관 자리에 올라 법원에 '세대교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청렴성이 돋보이는 趙법원장을 지명한 것은 의정부 사건 이후 땅에 떨어진 법원의 권위를 다시 찾자는 의지가 담긴 것" 이라고 말했다.

부인 김연미 (金淵美.50) 씨와 2남. ^경남진주 (57) ^진주사범.동아대^진주지원장.부산지법부장^대구.부산고법 부장^창원.부산지법원장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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