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콜라등 어린이 카페인 금단현상 조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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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커피를 즐기는 어른들만 카페인에 중독되는 것은 아니다. 콜라와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도 카페인 중독자들. 3백54㎖들이 캔콜라 3개에는 커피 한 잔에 맞먹는 카페인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카페인 과다섭취가 어린이들의 학습능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최근 미국 미네소타대 의과대 게일 번스타인 박사의 연구팀은 '미국 어린이.청소년 정신병학 저널' 에서 콜라나 초콜릿을 많이 먹던 어린이들은 그 섭취량을 줄였을 때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고 발표하고, 이는 바로 카페인 금단현상의 일종이라고 결론지었다.

평균 10세의 건강한 미국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실험에서 번스타인 박사팀은 탄산음료나 초콜릿 등을 통해 하루 1백20㎎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하던 어린이들의 카페인 섭취량을 하루 25㎎ 이하로 줄여보았다.

그러자 이들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각종 테스트에 대한 반응시간이 늦어지는 등 학습능력이 심하게 퇴보하는 금단현상을 보이더라는 것. 특히 이러한 학습능력 저하현상은 카페인 섭취를 줄인지 최고 일주일 뒤까지 지속된 것으로 조사돼 카페인이 어린이들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추신경흥분제인 카페인 과다섭취가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카페인을 섭취하다 안할 경우 금단현상으로 인해 공부에 지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통 커피 한잔에 함유된 카페인은 1백20㎎~1백50㎎. 그런데 일반콜라 3백54㎖ 1캔에 약 38.5㎎, 75g짜리 초콜릿에 약 50㎎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이들을 즐겨먹는 아이들의 경우도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만만치 않다.

특히 미국 어린이들의 98%는 탄산음료나 초콜릿 등의 형태로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카페인을 섭취한다는 조사결과도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한해 시장규모가 4천3백억원.3천4백억원씩 되는 콜라나 초콜릿의 주소비계층은 바로 어린이들과 10대들. 이외에도 코코아 한 잔에 4㎎, 1백75㎖ 캔커피에는 80㎎정도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아이들도 카페인을 쉽게 접하고 있다.

번스타인 박사는 "카페인이 든 콜라와 코코아.초콜릿을 과다섭취하지 않도록 부모들이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 이라고 충고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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