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煥테크' 섣불리 했다간 '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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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최근 은행에는 앞으로 원화 환율전망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22일 정부가 개인의 외화 매입 제한을 폐지한 뒤 "달러를 사서 재테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재테크 전문가들은 "일반 개인이 섣불리 환 (換) 테크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 이라고 조언한다.

환율은 전문가들도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화예금 방법과 환율 변동에 따른 환테크의 수익성을 분석해 봤다.

◇외화예금 어떻게 하나 = 개인이 현찰을 보유할 목적으로 외환을 사는 것은 1인당 연간 2만달러까지 허용된다. 그러나 예금이 목적인 경우에는 매입 금액에 제한이 없다.

외화 예금 통장은 은행에서 원화예금에 가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주민등록증이나 여권으로 실명만 확인되면 바로 만들 수 있다. 개인이 주로 가입하는 외화예금은 보통예금과 정기예금이다.

보통예금은 금리가 낮지만 (달러 예금 기준 연1. 7~2.1%선) 입출금이 자유로와 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경우 남은 달러를 집에 두는 것보다 이익이다.

재테크 목적으로 일부러 달러를 사서 일정기간 투자하고 싶다면 외화 정기예금에 들 수 있다. 기간은 1주일에서 1년이상까지 다양하다.

◇1만달러를 투자할 때 수익성 분석 = 1만달러를 6개월간 원화 정기예금과 외화 정기예금에 굴리면 어느쪽이 이익일까. 환율이 달러당 1천2백90원이라고 가정할 때 1만달러를 사기 위해선 1천3백13만2천원의 원화가 필요하다.

이 돈을 이자율 연12.2%인 원화 정기예금에 투자하면 6개월 뒤 받게되는 돈은 1천3백73만4천4백16원이다.

그러나 1만달러를 사서 외화 정기예금에 굴렸다가 다시 원화로 바꾸는 경우에는 환율 변동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환율이 그대로일 때 : 달러표시 외화정기예금 (6개월) 금리는 연5. 3~8.6% 수준이다. 이 금리는 원화예금 이자율 (연12.2%) 보다 낮으므로 이자율 차이만큼 외화예금 쪽이 손해다.

여기다 환전 수수료 (1.8%) 를 빼면 외화예금에 6개월을 굴린 후 손에 쥐는 돈은 1천3백1만3천19원이다. 원화예금보다 72만1천3백97원을 덜 받는 셈이다.

▶환율이 떨어졌을 때 : 이자율 차이 뿐 아니라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실 (환차손) 까지 보게 된다.

6개월 뒤 환율이 8% 떨어진다면 받는 돈은 1천1백97만1천9백77원으로 원금에도 못미친다.

▶환율이 올랐을 때 : 원화 예금과의 이자율 차이를 보전하려면 환율이 6%이상은 올라주어야 한다. 그 이상 환율이 상승하면 오르는 대로 외화 예금쪽이 유리해진다.

환율이 6개월 뒤 8% 오른다면 1천4백5만4천60원을 받는다. 원화예금보다 30만원쯤 이익이다.

김소현 기자

◇ 도움말 주신 분 = 하나은행 프라이빗뱅킹팀 이창현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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