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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호우 95명 사망·실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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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리산 일대를 중심으로 한 영호남지역의 집중호우로 발생한 95명의 인명피해는 야영객들의 안전불감증에다 기상청의 늑장예보, 국립공원관리사무소의 무신경 등이 겹쳐 빚어진 참사였다.

지난달 28일 '장마가 끝났다' 고 발표한 기상청이 중국 양쯔 (揚子) 강 범람위기를 가져올 정도의 강력한 저기압대가 몰려오는 데도 집중호우를 한밤중에 늑장예보하고 지리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측이 물이 불어날 때 울리게 돼있는 '자동우량경보시설' 의 고장을 방치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졌다.

여기에 '계곡내 취사 및 야영금지' 를 규정한 자연공원법을 무시한 일부 피서객들의 야영도 피해를 부추겼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밤부터 1일 새벽까지 내린 폭우로 야영객 등 33명이 사망하고 62명이 실종된 것으로 2일 오후 11시 잠정 집계했다.

그러나 외딴 곳에서 야영하다 참변을 당한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계속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2일에도 지리산 주변에 폭우가 계속돼 인명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경남.전남지역 주택 1백여채가 붕괴, 1백72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농경지 4천4백43㏊가 물에 잠겼으며 곳곳의 도로와 교량.하천이 유실됐다.

중앙재해대책본부 추산 재산피해액은 5백4억원. 1일 오전부터 지리산 계곡 등지에 고립된 야영객과 주민 1천6백여명을 구조한 민.관.군 합동구조대는 2일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계속 내리는 폭우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기상청은 "남부지방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이면서 대기상태가 불안정해져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3일까지 40~1백20㎜의 호우가 예상된다" 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2일 오전 11시부터 전북남원시산내면 지리산 뱀사골의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

이번 비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전남 구례에 3백16㎜의 비가 내린데 이어 2일 하룻동안 전남 장흥이 1백47.0㎜를 기록했으며 ^진주 1백37.3㎜^남해 1백26.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발생지역별 인명피해는 ^경남 68명 (사망 25명.실종 43명) ^전남 18명 (사망 5명.실종 13명) ^전북 8명 (사망 2명.실종 6명) ^울산 사망 1명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경남 산청 대원사 계곡에서만 8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고 피아골.뱀사골 등에서도 24명 (사망 10명.실종 14명) 의 인명피해가 났다.

지리산 =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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