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위기는 기회다’ 한화 대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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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프로야구 한화 구단이 선수단을 개편했다. 최하위로 처져 있는 현실이지만 오히려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 구단은 8일 베테랑 투수 정민철(37)을 플레잉코치로 임명했다. 아울러 문동환(37)·최상덕(38)·윤재국(34) 등 노장들, 그리고 외국인 타자 빅터 디아즈(28)를 방출하기로 했다.

시즌 중 개편으로는 이례적일 만큼 폭이 크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팀 세대 교체와 체질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서둘러 해야 할 일이고, 떠나는 선수들도 다른 길을 찾을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밝혔다. 한화는 2군에 있는 송진우(43)의 거취를 놓고도 고민했지만 본인의 뜻을 존중해 올해까지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한화가 2005~2007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이들은 전력의 핵이었다.

그러나 구단의 기대와는 달리 마흔 안팎의 노장들은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정민철은 올 시즌 9경기에서 6패, 평균자책점 9.87로 부진했다. 문동환은 고관절 부상으로 올해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대신 유원상·김혁민·안영명 등 젊은 투수들이 나섰지만 한화는 8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87)다. 팀 홈런 1위(114개)이면서도 성적은 꼴찌인 이유다.

한화의 최우선 과제는 팀 개혁이지만 시즌을 포기한 건 아니다. 한화는 창단 원년인 86년(당시 빙그레) 7위에 머문 이후 꼴찌를 해본 적이 없다. 이번 개편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탈꼴찌 시동을 걸겠다는 의도다.

4번 타자 김태균(27)이 핵심이다. 뇌진탕 후유증으로 2군에 내려가 있던 김태균은 지난달 26일 돌아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복귀 후 12경기에서 타율 0.419(43타수 18안타), 16타점·5홈런을 기록 중이다. 김태균이 돌아온 이상 한화의 반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태균은 “다들 한화는 이미 4강 탈락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7위 LG와는 7.5경기 차이. 그러나 ‘젊어진’ 한화맨들은 포기란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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