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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자전거산업 고용창출 자동차의 4.5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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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민이 자전거를 많이 타면 일자리 창출, 관광 수입 증가, 교통난 해소 등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프랑스 환경부는 외부 기관에 의뢰해 자전거 이용이 부문별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파리시가 2007년 무인 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벨리브’를 도입한 뒤 프랑스 전역에서 자전거 붐이 일고 있는 점이 계기가 됐다. 자전거 업계의 매출 및 고용 증대, 관광객 유치 등 자전거 이용 활성화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 효과 등을 계수화했다. 최근 환경부는 이를 토대로 ‘프랑스에서의 자전거 경제 효과’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고용 증대=우선 자전거 이용은 고용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프랑스에서의 자전거 총판매액은 14억3000만 유로(약 2조5740억원), 자전거 제조 참여 인구는 1만400명이었다. 보고서는 “자전거 제작에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매출액 대비 고용 효과가 자동차 산업에 비해 자전거 쪽이 4.5배나 높았다. 또 중소 도시로 벨리브가 확산됨에 따라 지역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컸다.

◆관광산업 발전= 각국의 여행 안내서는 벨리브를 파리의 명물로 소개하면서 이용 방법과 파리 시내 주요 관광지 부근의 자전거 대여소 등을 싣고 있다.

이로 인해 프랑스는 네덜란드·덴마크 등 원조 자전거 왕국을 제치고 지난해 세계 최대의 자전거 관광국에 올랐다. 지난해 자전거 관광을 목적으로 프랑스를 찾은 여행객의 숙박 일수는 170만 박이었다. 이 덕분에 관광산업도 덩달아 신이 났다. 호텔과 레스토랑은 자전거 덕분에 12억4200만 유로의 추가 수입을 챙긴 것으로 이 보고서는 집계했다. 관광업계의 고용도 늘어 1만2800명이 자전거 효과로 호텔 등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간접 경제 효과= 프랑스 도시들은 자동차 주차장 부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해 연간 4억5000만 유로(약 813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면서 교통 혼잡도 줄었다. 이 덕분에 에너지와 시간 낭비가 크게 줄었고, 금전적으로 1억2800만 유로를 절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산화탄소(CO)를 줄이기 위한 환경 예산이 연간 약 1억 유로 절감됐다는 계산이 나왔다.

◆대장암·고혈압 감소=이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프랑스 등 유럽 5개국 국민을 상대로 조사한 자전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소개했다. 매일 자전거를 30분 이상 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결장암 발병률이 60% 이상 낮아지고, 고혈압·당뇨·비만도 3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자전거 타기는 건강 비용 감소로도 이어졌다. 프랑스 국민은 자전거로 연간 총 44억㎞를 이동하는데, 이를 통해 병원비 28억 유로가 절감된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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