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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고인돌 형태로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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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상의 비석은 검이불루(儉而不陋·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고), 지하의 안장시설은 화이불치(華而不侈·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합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주작은비석건립위원회 유홍준(전 문화재청장) 위원장이 7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10일 안장식과 함께 설치될 묘역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유 위원장은 “유골을 뿌리지 않고 매장을 하되 봉분을 쓰지 않겠다는 유족과 아주 작은 비석을 유언한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지하에 안장시설을 하고 그 위에 돌을 얹는 고인돌 형태의 묘지(支石墓)를 조성한다”고 말했다.

묘지는 유골을 넣은 흰 도자기합(직경 30㎝, 높이 25㎝)을 연꽃모양 석합(직경·높이 50㎝)에 넣고, 이 석합을 다시 충남 보령에서 생산된 대리석 석함(남포오석·가로 124㎝, 세로 68㎝, 높이 79㎝)에 넣어 덮개를 덮고 그 위에 너럭바위(두께 40㎝, 가로 2m,세로 2.5m)를 올리는 형태로 만든다.

‘대통령 노무현’이란 여섯 글자가 새겨져 비석과 봉분 역할을 할 너럭바위는 전북 고창군 상갑리 고인돌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비석 앞 강판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란 글을 남긴다. 석함에는 ‘참여정부 5년의 기록’이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 DVD와 10분 분량의 추모 동영상을 모은 DVD 두 개가 부장품으로 들어간다. 대리석 석함 덮개에는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1946~2009’가 새겨진다. 비석 주위에는 얇은 돌(박석)을 깔고 일부 돌(현재 15개)에는 추모시·글을 새겨 넣었다. 유 위원장은 “세계 건축사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묘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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